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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하다 뼈도 못추린 놈

-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210)] 이승호 동화작가

기사승인 2018.02.08  17: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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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주 먼 옛날, 남미. 라코타 족이 살던 마을에 큰 기근이 들었다. 족장은 팔팔한 젊은애 둘을 뽑아 “사냥을 해오라”고 시켰다. 두 놈은 사냥길에 나섰다. “어? 저게 뭐랴?” 한동안 사냥감을 찾아 헤매던 놈들이 문득 저멀리 있는 뭔가를 보았다. 가까이 가보니 웬 아름다운 여자가 흰 버팔로 옆에 서있었다.

“저 여자 내가 먼저 찜! 저 여자를 내 마누라로 삼아야겠어!” 한놈이 미인을 보더니 헤까닥했다. “찜하문 안될 거 같은디.... 큰코 다칠 거 같은디....” 옆에 있던 놈이 헤까닥의 경거망동을 걱정하며 충고했다.

 

 

헤까닥은 친구의 말을 무시하고 여자에게 다가가 성추행, 성희롱, 성폭력을 시작했다. 강제로 포옹했다. 놈은 부적절한 신체접촉은 계속됐다.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말도 많았다. “사적으로 만나자.” “뽀뽀해달라” “블루스를 추자” 등등.   놈이 이렇게 지랄을 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흰구름이 나타나 헤까닥과 여자를 가렸다. 놈의 성추행, 성희롱, 성폭력이 19금이었기 때문에 구름이 모자이크 처리한 것이다.

얼마 뒤 구름이 걷혔다. 친구는 놀라 자빠질 뻔 했다. 여자와 버팔로는 그대로 있는데, 헤까닥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땅바닥에 한 무더기 뼉다구가 있었다. 친구는 겁에 질려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똥오줌 못가리고, 이미 죽은 지 친구를 편 든 격이다. “아서, 아서. 넌 암 잘못 없다. 허나 화살 쏘면 니도 같은놈 되는 겨.” 여자가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친구는 활질을 멈췄다.

“내 소개를 하마. 난 성스런 여자여, 성녀. 가르침을 줄 터이니 그대로 따르거라. 부족이 나의 가르침을 따르면 너와 너의 부족 모두 흥할 것이로다.” 성녀의 가르침이란 주로 ‘일곱가지 신성한 의식’이었다. 성녀는 의식 때 사용하라고 담배 파이프도 선물했다.

 

 

성녀의 가르침이 끝나자, 놈은 곰방대를 들고 마을로 부리나케 달려가 성녀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분이 오신 겨!” 놈의 보고를 받은 족장과 노인들은 크게 외치더니 그분의 가르침대로 행하였다. 성녀 오심 축하잔치도 열었다. 선물인 곰방대로 담배연기도 피웠다.

담배연기 속에서 성녀가 나타났다. “애들 잘들 길러. 안태근처럼 성희롱, 성폭력 못하게 하구. 그거 못쓰는 짓이여” 성녀는 “아윌컴백!” 한마디를 남기곤 스르륵 사라졌다.

 

"태근이는 담배 피나?"

 


(2)

현재, 대한민국. 그 헤까닥 포함, 여러놈이 상가집에 갔다. 헤까닥이 술에 취해 문득 옆을 보니 후배가 있었다. 놈은 성추행, 성희롱을 시작했다. 옆에 있던 놈들 가운데 두어놈은 ‘그건 아닌 거 같은디.... 큰코 다칠 거 같은디....’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끝내 하지 않았다. 생각만 했다. 말리지 않았다. 사건의 진실은 구름 속으로 실종됐다.

세월이 흐르고 후배가 나타났다. 구름이 걷히면서 진실이 드러났다. 헤까닥은 죽을 지경이 됐다. 당시 옆에 있던 놈들도 놀라 가슴이 벌렁벌렁했다. 얼씨구, 겁에 질린 몇 놈은 후배를 향해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똥오줌 못가리고, 헤까닥 편을 든 격이다. “아서, 아서. 화살 쏘면 니들도 같은놈 되는 겨.” 그녀와 세상이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이제부터 내가 가르침을 줄 터이니 그대로 따르거라. 앞으로 성추행, 성희롱, 성폭력같은 거 절대 하지 말그라. 나의 가르침을 따르면 너와 너의 가정이 흥할 것이로다.” 대부분 후배의 말대로 했다. 말을 듣지 않는 몇몇 놈들은 비참할 정도로 망신을 당했다. 패가방신했다. 뼈도 못추렸다.

 

“곰방대는 주겠다만 웬만하면 담배 끊어....”

 

 

(부록)

성녀
하얀 버팔로 여인. White Buffalo Calf Woman. 라코타 족이 ‘초자연적인 신성한 여성 예언자’로 모시는 분. 성희롱 하다 뼈만 남은 놈은 신성모독의 죄를 저지른 것임. 이름 Ptesáŋwiŋ (발음 모름).

 

 

곰방대
담배 파이프로 원주민 말로 čhaŋnúŋpa라고 함. 발음 모름.

 

“안태근 땜에 속상해서 피는 규....”


남자 검사들
남자 검사들, 회식 중 여후배에 “뽀뽀해달라” “블루스 추자”.... 11년간 징계 검사 79명 중 ‘성비위’ 8명.... 내부 가해 5명.... 서 검사 성추행 폭로 2010년, 성범죄 징계 한 건도 없어.... ㄱ검사(45)는 2011년 1월 검사직무대리 실무 교육을 받던 피해자에게 강제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해 면직 처분됐다. ㄴ검사(52)는 2016~2017년 실무관과 후배 검사에게 사적으로 만나자고 하거나 신체를 접촉한 혐의로 면직 처분됐다. ㄴ검사는 징계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이 오는 9일 1심 선고를 한다. ㄷ검사(53)는 2010년 10월 회식 중 여검사 2명에게 “뽀뽀해달라”고 말해 견책 처분됐다. ㄹ검사(53)는 2011년, ㅁ검사(35)는 2013년 각각 검사직대 수습 교육생들에게 블루스를 추자고 하거나 이들과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해 감봉 2개월과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피의자, 기자, 변호사 등 외부인에 대한 성비위 혐의로 처벌받은 검사는 3명이다. ㅂ검사(36)는 2012년 첫 부임지에서 자신이 수사 중인 피의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해임됐다. ㅅ검사(54)는 2012년 3월 출입기자를 성추행·성희롱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ㅇ검사(41)는 2013년 2월 법원 국선전담 변호사를 추행해 견책 처분이 내려졌다. (중략)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45)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2)의 성추행이 있었다고 폭로한 2010년, 남자 검사가 후배 여검사를 상대로 강제추행을 시도했다가 사표를 낸 2015년에도 성범죄로 처벌받은 검사는 없다. (경향신문)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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