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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저널리즘의 시대, 세 가지를 준비하세요

- [유튜브 저널리즘 연속세미나] 유튜브 저널리즘 시대 : 박상현 메디아티 콘텐츠랩장

기사승인 2019.05.20  13: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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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미디어오늘-자유언론실천재단 공동 기획,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5월13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광화문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5회 연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유튜브 저널리즘 연속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입니다. '유튜브 저널리즘 연속 세미나'의 전체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5월 13일(월)
- 유튜브 저널리즘 시대 : 박상현(메디아티 콘텐츠랩장)
- 스토리텔링의 진화와 새로운 인류의 출현 : 김경달(네오터치포인트 대표)

5월 20일(월)
- 뉴스 기업의 유튜브 스토리텔링 전략 : 이현진(구글코리아 유튜브 부장)
- 스브스 뉴스 5년의 경험 : 하대석(SBS 스브스뉴스 기자)

5월 27일(월)
- 유튜브 저널리즘, 기획과 전략 : 김보협(한겨레 영상부문 부문장)
- 동영상 스토리텔링 실전 노하우 : 김동현(민중의 소리 뉴미디어국 국장)

6월 3일(월)
- 플랫폼 전쟁과 미디어 지각 변동 : 김조한(곰앤컴퍼니 이사)
- 기자의 유튜브 입문, 이론과 실전 : 김연지(CBS 기자)

6월 10일(월) [좌담회] 유튜브 저널리즘, 도전과 좌절, 가능성과 전망
- 강희경 / 한국일보 기자
- 김태현 / 일요신문 기자.
- 김한용 / 모카닷컴 기자
- 이범수 / 서울신문 기자

* 전체 사회 :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 참고 사항 : 현장 세미나 참가신청은 마감된 상태입니다.

 

안녕하세요 박상현입니다. 저는 메디아티라는 미디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저널리즘 세미나의 첫 순서를 맡게 돼서 영광입니다.

저널리즘에서 유튜브가 차지하는 역할을 이렇게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콜트(Colt)라는 서부 영화에 나오는 총이 있습니다. 콜트가 처음 나왔을 때 “신은 사람을 불평등하게 만들었지만 콜트는 사람들을 평등하게 만들어줬다”고 했어요. 두 사람이 일 대 일로 싸우면 거의 예외 없이 덩치 큰 사람이 이기게 됩니다. 그런데 총이 나오니까 덩치 큰 사람이나 작은 사람이나 상관없이 총만 빨리 꺼내면 이길 수 있는 세상이 된 거죠. 유튜브가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 메디아티가 투자하는 친구들이 활개를 치고 KBS, MBC, SBS를 이기고, 자기 방송에 몇 십만 구독자를 끌어 들일 수 있는 거죠.

문제는 습관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내가 8시나 9시에 저녁 뉴스를 보는 이유는 내가 그 날 뉴스에 굉장히 흥미로운 아이템이 있을 것 같아서 보는 게 아니라, 8시에는 밥을 먹고 소파에 앉았기 때문에 그때 하필 뉴스를 하기 때문에 보는 거죠. 그런 습관이 형성되면 그 다음부터 JTBC 뉴스는 쉽게 가는 겁니다. 또 신문 같은 경우에는 저희 부모님은 새벽 5~6시에 신문을 가져와서 신문을 보시면서 아침 식사를 하시는데 그 일상이 30년 넘게 똑같아요.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 분들한테 신문을 파는 건 굉장히 쉬운 일입니다.

 


유튜브의 어려운 점은 신문을 열심히 보시는 분들과 저녁 뉴스를 보시는 분들이 아직 일정한 시간대에 유튜브를 본다는 습관이 형성돼 있지 않아요. 그리고 그걸 본다고 하는 분들이 항상 같은 채널을 같은 시간대에 보시질 않아요. 저도 유튜브에 팔로우하는 채널이 수십 가지가 되는데, 그것들을 아침부터 차근차근 보지 않고 그때그때 보고 싶은 걸 봅니다. 이게 미디어에선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큰 매체도 작은 매체한테 충분히 질 수 있고 작은 매체도 언제든 뚫고 들어갈 수 있는 반면에 어떤 매체도 자신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고 언제든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앞으로 유튜브 시장이 어떤 식으로 정착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약간 서부 시대 같은 상황이에요. 누구나 여러 매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 시도들이 제 각각인거죠. 그래서 어느 것이 먹힌다 안 먹힌다가 아직까지 셋팅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벌써 유튜브도 10년이 넘었고, 많은 젊은 친구들은 이미 습관이 형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친구들 사이에는 나름대로 어떤 매체는 어떤 식으로 한다는 틀이 슬슬 생기기 시작했거든요.

 


유튜브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몇 가지 매체들을 뒤져봤습니다. 일단 이런 콘텐츠가 저널리즘이냐 아니냐의 정의를 해야 하는데요. 이를 테면 고양이를 키우는 법, 물이랑 먹이가 같은 방에 있으면 고양이가 병이 드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는 영상이 있습니다. 이게 뉴스라고 생각하시는 분 손 한번 들어주시겠어요? 네 분 정도 계시는데, 이런 게 뉴스 채널에 올라옵니다. 그게 비록 스브스뉴스 같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뉴스란 이름이 붙습니다.

그럼 이걸 한 번 여쭤볼게요. 집 주인한테 돈 떼이지 않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저널리즘일까요 아닐까요?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손 들어주세요. 앞에 계신 많은 분들은 저널리즘이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유튜브 저널리즘이라고 얘기 할 때 여기에 대해선 합의가 안 되어 있어요. 특히 젊은 층으로 갈수록 고양이에 대해 알려주는 것은 저널리즘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저널리즘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여러분, 저널리즘에 대한 정의는 계속 바뀌고 있고, 특히 유튜브에서는 심지어 BBC도 고양이 같은 뉴스를 많이 합니다. 이게 뉴스가 아니라고 한다면 또 어떤 게 뉴스라고 할 것이냐, 이렇게 해서 좀 너그럽게 생각을 해주시고, 제가 준비한 사례를 몇 가지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게 채널이랑 구독자 수, 구독자 수가 나올 때까지의 채널에 올라온 비디오 수입니다. 구독자가 CNN은 670만, ABC는 590만입니다. 근데 이 차이에 비해 CNN은 비디오가 훨씬 많죠. 알자지라 같은 경우는 CNN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빠르게 커서 반 정도까지 따라왔습니다. 폭스(FOX)가 의외로 적습니다. 폭스 뉴스가 지금 미국 방송에서는 1위입니다. 아시죠? CNN 누른 지가 벌써 10년 가까이 되고 있죠.

그런데 폭스 뉴스가 흥미롭게도 유튜브에서는 그다지 생각만큼 잘 하고 있지 않더라고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좀 더 뒤져보면 각각의 매체의 진행방식이 다를 수가 있고, 나이대도 다를 수가 있습니다. 어쨌든 CNN은 폭스 뉴스보다 유튜브에서는 잘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PBS와 NPR이 양대 공영 라디오 방송인데 PBS는 좀 떨어지고요. NPR은 굉장히 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스(VOX)라는 매체가 있습니다. 복스가 잘하는 것이 설명 영상이라고 해서 굉장히 수준 높은 영상을 잘 만들어요. 바이스(Vice)라는 것도 있어요. 엣지 있는 영상들을 잘 만들고 있습니다. 더버지(the Verge)라고도 있습니다. 더버지는 리뷰 쪽을 많이 하고 있는데 영상을 잘 만들기로 소문나 있죠.

 

 

한국에서는 알릴레오와 홍카콜라가 잘 하고 있습니다. 홍카콜라는 다른 건 몰라도 자기 오디언스가 누군지는 확실하게 알고 시작했습니다. ‘가짜 뉴스’든 아니든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전달하는 능력을 무시하면 안 되죠.

그리고 스브스뉴스가 있습니다. 굉장히 잘 하고 있죠. MBC가 만든 14F, 이건 늦게 시작을 해서 빠르게 쫓아오고 있습니다. 여기는 저희 메디아티에서 컨설팅을 해서 만든 겁니다.

닷페이스도 저희가 투자한 회사입니다. 굉장히 잘 하고 있죠. 닷페이스에서 ‘그거 앎’이라는 하위 채널을 또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잠깐 설명드려야 할 것 같아요. 닷페이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그리고 그 이후로도 파고 있는 주제가 있습니다. 다양성, 평등, 페미니즘에 대해서 깊게 다루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특정한 오디언스 그룹이 생겼습니다. 그 특정한 그룹, 페미니즘을 굉장히 잘 다루고 성적인 다양성을 열심히 다룰 때 반대 그룹이 생깁니다. 그 반대 그룹에게 많은 미움을 받기도 하고요. 굉장히 성격이 분명한 채널이 됐습니다. 이 채널의 문제가 뭐냐면, 광고하기가 조금 힘들어집니다. 성적 다양성과 페미니즘 등의 이슈로 열심히 싸우니까 대형 광고주들은 부담을 느낍니다. 적들도 마찬가지로 손님이기 때문에 여기에 광고를 싣는 순간에 공격을 받아서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힘들어했어요. 그러다가 어떤 시도를 했냐면, 그런 주제 말고 과학적인 상식이나 도시 문제나 이런 것을 다루는 채널을 따로 만들고 거기에서 광고를 끌어 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시도를 했고, 그렇게 ‘그거 앎’이라는 채널을 만들었는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늦게 시작한 매체들이 빠르게 성장합니다. 2~3년 전에 시작했던 매체들에 비해서 요즘 시작하는 매체들의 성장 속도가 빠릅니다. 유튜브 사용자들이 점점 늘고 있고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중에서 혹시 여러분들의 매체가 지금 유튜브에 뛰어 들어서 어떤 시도를 하겠다고 한다면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절대로 늦지 않았고 기다릴 필요가 없다.”

 


제가 몇 가지 기준을 나눠 봤습니다. 이 매체들을 그럼 어떤 식으로 나눠야 할까요?

1. Power of Personality.
2. Item Types.
3. Number of Items.

그 중에 하나가 ‘퍼스낼리티 파워(Power of Personality)’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테면 어떤 사람들은 굉장히 강력한 파워를 갖고 있고 인지도가 높고 흡입력도 있어요. 여러분들 혹시 대도서관 알고 계시나요? 대도서관 같은 분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을 때랑 제가 나와서 이야기를 했을 때 같은 스크립트를 가지고 있어도 흡입력은 전혀 다르겠죠.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끌어나갈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데, 그럼 힘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어떡하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항상 있습니다. 그 두 가지 방법이 다르죠. 그래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략이 달라야 합니다. 내가 강력한 퍼스낼리티를 갖고 있는지, 아직 거기까진 가지 못한 상태인지에 따라서 콘텐츠 구성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알릴레오와 14F를 비교해 볼까요? 강다솜 아나운서는 MBC 등 대형 매체를 통해 나오는 분인데도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 이런 콘텐츠를 보러 오는 사람들은 있어도, 강다솜 아나운서를 보러 오는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알릴레오가 만약에 유시민 작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 했으면 지금처럼 인기가 있을까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똑같은 스크립트를 가지고 다른 사람이 진행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않아요. 그럼 강다솜이 만드는 콘텐츠와 유시민씨가 만드는 콘텐츠는 전혀 달라야겠죠.

 


이게 제가 유튜브에서 저널리즘이라고 할 때 찾아보면 대체적으로 이 세 가지 안에 들어갑니다. 하나가 데일리 뉴스죠. 9시 뉴스나 8시 뉴스 같은 전형적인 뉴스 스타일의 방송을 20분씩 1시간씩 뉴스를 쭉 통째로 긁어서 그대로 전달하는 스타일이죠. 이런 식으로 해서 얼마나 사람들을 모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토크쇼 스타일이 있습니다. 알릴레오나 홍카콜라 같은 경우가 강력한 퍼스낼리티가 나와서 계속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이런 스타일의 저널리즘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고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복스 같은 곳은 인뎁스 리포트(in-depth report)라고 해서 한 주제를 가지고 그걸로 5분 동안 계속 파서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세 가지 스타일 중에서 선택을 하셔야 되는 거죠.

 


이런 식입니다. 첫째, PBS ‘News Hours’는 55분짜리인데요. 그냥 저녁 뉴스가 통째로 들어가 있어요. 둘째, 폭스 뉴스는 자기 스타일대로 10분짜리 얘기를 합니다. 여기 안에는 가짜 뉴스도 있고 굉장히 선동적인 것도 있는데 사람들은 아주 좋아합니다. 셋째, 복스에서 하는 채널 중에 ‘복스 아틀라스(Atlas)’라고 해서 세계 국제 문제를 지도를 가지고 설명하는 코너가 있습니다. 이건 5~6분 정도, 길어야 10분이 안 넘는 정도에서 이야기를 하는데요. PBS는 사실 제작비라는 것이 방송 제작비거든요. 그래서 찍은 걸 그대로 유튜브에 담아 놓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갔을 수도 전혀 안 들어갔다고 할 수도 있죠. 폭스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복스는 5분짜리지만 이 안에 모션 그래픽이나 스크립트가 촘촘하게 들어갑니다. 아주 꽉 차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렇게 생각을 해보시면 됩니다. 거실에서 보는 뉴스가 굉장히 촘촘하게 진행되면, 한 순간도 놓치지 않게 되면, 사람들은 뉴스를 보기 힘들어합니다. 왜냐하면 거실 환경은 내가 소파에 앉아 있는 자리와 TV 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고양이가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누가 사과를 먹으라고 하기도 하고, 갑자기 벨이 울리기도 하고, 안내 방송이 나오기도 하고요. 그렇게 계속 시간을 빼앗기거든요. 그런데 다시 돌아가니까 무슨 소리하는지 놓치는데 그럼 안 되거든요. 그래서 드라마도 텔레비전에서 할 때는 속도가 느려요. 특히 아침 드라마 같은 경우가 느리기로 유명하죠. JTBC에서 하는 8시 뉴스를 들어보면, 아침 3분짜리 뉴스보다 훨씬 속도가 느리고 천천히 진행된다고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거꾸로 유튜브에서는 반대로 진행됩니다. 속도가 느리면 사람들이 떠납니다. 속도가 너무 빨라서 내가 놓치는 것은 절대로 마이너스가 안 됩니다. 무슨 차이냐면, TV 뉴스는 다시 돌려볼 수 없는데 유튜브에서는 언제든 다시 보고 다시 보고 합니다. 두 가지가 전혀 다른 환경을 대상으로 제작이 됐는데 똑같이 유튜브에 올라가는 겁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만들어졌고 전혀 다른 오디언스 문법에 맞춰서 만들어졌는데 유튜브에 똑같이 올라가 있으면 당연히 속도가 빠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겠죠. 속도가 빠른 것은 절대로 해가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튜브에서는 가급적 짧고 촘촘하게 많은 것을 집어넣어서 속도감 있게 진행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같은 이유로 이런 55분짜리가 들어오면 ‘좋아요’가 몇 백 개 수준에 머물지만, 짧을수록 기본적으로 몇 만 개까지 가죠.

아이템 숫자를 한 번 볼까요? 싱글 아이템이 들어가는 경우에 한 비디오에 한 주제를 이야기 하는 것이 있고, 한 비디오에 여러 개를 넣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한 비디오를 만들 때 하나만 집어넣을지, 세 개를 집어넣을지, 아니면 일곱 개를 다 집어넣을지 생각을 하셔야 되거든요. 이게 결정 기준이 될 겁니다.

먼저 싱글 아이템은 약한 퍼스낼리티, 그러니까 진행하는 사람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경우에 유리합니다. 스브스뉴스 동영상의 제목이 이렇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 세상 스님이 아니다! 절에서 덕질하는 스님 본 적 있음?” 이런 게 저널리즘이냐 아니냐에 대해 똑같이 질문을 할 수 있겠죠. 그런 질문은 잠시 접어두고, 이런 콘텐츠가 소비되는 방식을 보시면 진행자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행자가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싱글 아이템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스의 영상을 하나 더 볼까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어느 시체를 살려내서 괴물이 된다는 유명한 이야기인데요. 이 책이 나오기 직전에 죽은 사람들을 살려내는 실험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과학 논문도 많이 나왔고, 그런 배경을 이런 게 풀어내는 겁니다. 10분이 채 안 되는 아이템인데, 굉장히 재밌습니다. 여기 나오는 이 사람은 그다지 유명한 사람은 아니에요. 근데 이 아이템을 잘 만들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냥 복스라는 채널이기 때문에 들어가서 보다가 재밌어서 계속 보게 되는 채널입니다.

스브스뉴스나 바이스, 복스 등은 어떤 인물의 강한 힘으로 끌고 가지 않고, 싱글 아이템을 굉장히 잘 만드는 채널입니다. 알릴레오나 홍카콜라 같은 경우는 아이템은 여러 개인데, 강력한 퍼스낼리티를 갖고 끌고 가는 스타일입니다. 메인 아이템은 20분짜리 정도로 굉장히 깁니다. 초대 손님이 나와서 한참 동안 얘기하고요. 근데 흥미롭게 둘 다 ‘짤’이라는 걸 또 만듭니다. 3~5분짜리 이내로 쉽게 보고 소비할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듭니다. 근데 이렇게 긴 내용을 해도 두 채널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아합니다. 이 경우도 사실 강력한 퍼스낼리티가 아니면 끌고 가기 힘든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갖고 계신 매체에서 기자나 진행자 중 흡입력이 있다 싶으면, 이런 식으로 갈 순 있을 거예요.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할 순 없습니다. 싱글 아이템에서 키워 나가다가 이 사람이 정말 스타로 뜨는구나 하면 괜찮지만요. 그런데 많은 매체들이 지금 막 마이크 잡고 뻣뻣한 기자한테 정말 많은 요구를 해요. 그럼 아무도 안 보죠. 그래서 이런 식으로 끌고 가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HBO의 ‘Last Week Tonight’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 분은 유명한 코미디언인데요. 강력한 퍼스낼리티를 갖고 있고, 굉장히 강력한데, 싱글 아이템만 합니다. 파괴력이 엄청납니다. 이건 보면 별로 웃긴 얘기 하는 것 같지만, 시사 얘기만 합니다. 미국에서 사형수들 약물로 사형하잖아요. 그걸로 20분짜리 방송을 하거든요. 20분 동안 하나의 얘기만 합니다. 근데 이 사람이 너무 재밌어서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끝이 안나요. 제가 팬인데 일단 보기 시작하면 절대로 도중에 놓질 못해요. 이 사람이 워낙 인기 있는 사람인데다가 제작진이 스크립트부터 영상까지 일주일 동안 준비하면서 20분 안에 다 몰아넣거든요. 너무 잘 만들어요. 생산 비용은 굉장히 높은데 굉장한 강력한 퍼스낼리티를 갖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막강한 파괴력을 가진 케이스입니다.

유명하지 않은데 멀티플 아이템을 하는 게 제가 보기엔 가장 힘든 모델입니다. PBS 55분짜리 영상을 별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이야기하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도중에 많이 떠납니다. 물론 이걸 하는 사람들 중에 점점 잘해서 인기를 끌 순 있습니다. 근데 여러분이 판단을 하셔야 하는 거에요. 이 사람이 스트롱 퍼스낼리티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구축할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겠죠. 그래서 14F도 그렇게 나오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싱글 아이템을 만들어야겠다고 해서 지금 주제별 영상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게 학습입니다. 해보면 배우기 시작하거든요.

 


큰 틀에서 보면 이런 흐름이 있습니다. 스브스뉴스나 바이스, 복스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이 그다지 유명하진 않지만 싱글 아이템에 굉장히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고요. HBO의 ‘Last Week Tonight’도 싱글 아이템을 하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죠. 알릴레오와 홍카콜라 같은 경우에는 여러 아이템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싱글 아이템을 하기도 합니다. CNN이나 복스 같이 방송사가 유튜브에 들어간 경우에는 꽤 유명한 사람이 나와서 이야기하는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별로 유명하지 않은 사람이 나와서 영상을 굉장히 다양하게 제공합니다. 14F나 특히 PBS ‘News Hours’ 같은 경우에는 파워는 약한데 에피소드 수는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제 채널 파워가 이미 갖춰져 있다면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가 있겠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경우에는 이 중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효과가 있습니다. 내가 유명한 기자 하나를 데리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맡겨도 되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제작비가 보통 오른 쪽으로 갈수록 올라갑니다. 이걸 잘 하기 위해서는 여기는 굉장히 능력 있는 기자나 진행자가 나와서 계속 떠들 수도 있겠죠. 그러면 돈은 그다지 들지 않죠. 작가 한 명 붙여주고 촬영만 하면 잘 나옵니다. 근데 싱글 아이템을 14F 같은 곳에서 제작하려면, 팀 안에 2~3명 가지고 안 됩니다. 그 안에 제작 준비도 다 해야 되고, 9~10명 팀이 만들어져야 가능하죠. 복스나 바이스 같은 곳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고, 나오는 속도도 굉장히 느리죠.

요약을 하자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런 큰 틀에서 한 번 보시고 만약 유튜브에서 저널리즘을 시도해보고 싶으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디자이너가 괜찮은 사람들이 있고 인력을 동원해서 대신에 유명한 기자는 없어도 그렇게 끌어들여서 투자할 수 있으면 이런 아이템이 오히려 잘 먹힐 수가 있고, 유명해질 만한 끼가 있는 기자가 있다면 제작비 많이 안들이고 이 방법을 써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냥 개요만 말씀드렸지만, 앞으로 이어질 강의에서는 실무적인 내용도 많이 나올 텐데, 앞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실 때 이 틀을 가지고서 이 정도 좌표 안에 해당하는 콘텐츠겠구나 이런 감을 잡으시면 앞으로 강의를 이해하는데 쉽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정리=이소현·박정아.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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