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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가는 자유한국당의 정치 파업

- 주권자들 외면하고 막말만 쏟아내고 있으니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기사승인 2019.06.21  13: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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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두 달이 가까워지도록 공론의 마당인 국회를 외면한 채 장외에서 배회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29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안건(선거법·개혁입법 신속처리) 지정에 합의한 것이었다.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그것을 저지하려다 실패한 한국당은 대표 황교안을 중심으로 격렬한 항의 투쟁을 벌이다가 지난 5월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투쟁과 국회 보이콧’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한 데는 일면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었다. ‘1여 3야’(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가 추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선거제도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가장 ‘손해’를 보는 쪽은 한국당이라는 피해의식이 강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의회민주주의는 합당한 토론을 통한 다수결을 원칙으로 하는 것인데 한국당은 그 철칙을 외면하고 국회를 떠나버렸다.

황교안이 이끄는 한국당은 국회를 박차고 나간 뒤 50여 일 동안 무슨 일을 했는가? 황교안은 문재인 정부를 ‘좌파 독재’라고 비난하면서 ‘북한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매도하기까지 했다. 주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선출한 대통령에게 극도의 명예 훼손과 인신공격을 자행한 것이었다. 황교안이 임명한 당 대변인 민경욱은 막말을 잇달아 쏟아내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 여러 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헝가리 참사’를 두고 지난 1일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 3분”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호된 비판에 부닥치자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수정했다.

한국당 사무총장 한선교는 지난 3일 국회 회의장 밖 바닥에 앉아 브리핑을 기다리는 기자들에게 “걸레질을 한다”고 막말을 했다. 그때는 황교안이 ‘삼사일언’을 강조하며 ‘막말 주의보’를 내린 직후였다. 한선교는 지난 17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무총장직을 사퇴했다.

‘거친 입’을 참지 못하는 민경욱은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3국 방문을 위해 출국한 뒤 ‘막말 폭탄’을 터뜨렸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역사 덧칠’ 작업으로 갈등의 파문만 일으키더니 국민 정서 비공감의 태도로 나 홀로 속 편한 ‘현실 도피’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민경욱은 “불쏘시개 지펴 집구석 부엌 아궁이 있는 대로 달궈놓고는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 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며 “눈에 보이는 것은 북한뿐이요, 귀에 들리는 것은 대북 지원뿐이다. 국익을 대변하러 떠난 것인가, 대통령 개인의 가치와 이념을 대변하러 떠난 것인가”라고 물었다. 만약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에 제1야당 대변인이 그런 공개 발언을 했다면 당장 구속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지난 16일 YTN '더뉴스-더여론' 보도에 따르면 5월 2주차 지지율이 민주당 38.7% 대 자한당 34.3%로 4. 4%포인트까지 좁혀졌다가 다시 10%대로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장외투쟁 등 국회 공전 사태가 길어지면서 자한당으로 향했던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초만 해도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5월 7~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당은 전주 대비 1.8%P 오른 34.8%를 기록했다. 민주당(36.4%)을 오차 범위 이내로 추격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관이 5월 13~17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은 전주보다 3.6%P 오른 42.3%, 한국당은 3.2%P 내린 31.1%로 나타났다. 불과 며칠 만에 지지율 격차가 11.2%P로 벌어진 것이다. 리얼미터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혐오표현 논란, 한국당의 ‘5·18 망언’ 징계 무산,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광주 사살 명령 의혹’,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논란 등 5·18 관련 논란 확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정당이 가장 바라는 바는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 집권하고 총선에서도 제1당이 되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드러나는 지표들을 보면 한국당이 이대로 가면 대선도 총선도 승리로 이끌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민생’을 말하면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버리고 장기 파업을 하는 제1야당에게 주권자들이 어떻게 그런 ‘대업’을 맡길 수 있겠는가? 한국당이 정치적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파업을 끝내고 국회로 돌아가야 마땅하다고 본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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