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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이사장 “박근혜 홍보영상, 청와대 개입 확인됐다”

기사승인 2019.10.02  12: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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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이사회 ‘반민특위 다큐중단’ ‘박근혜 홍보영상’ 안 다뤄…이사장 “KBS 이사회와 성격 달라, 감사청구 제안했다”

EBS 이사회가 최근 E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이 흔들린 사례로 꼽히는 ‘박근혜 홍보영상 제작’과 ‘반민특위 다큐 제작중단’ 사건을 안건으로 다루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EBS 이사장은 ‘이사회가 경영 전반에 대한 사안을 다루는 일을 하고 개별 프로그램의 적정성을 다루진 않는 곳이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려고 감사청구를 제안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EBS 이사장은 감사 과정에서 ‘박근혜 홍보영상 제작’에 “청와대 개입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홍보영상 제작’이란 2015~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희망나눔 캠페인’이란 정책 홍보영상 제작 과정을 총괄하고 대통령 사진을 넣도록 EBS 쪽에 직접 지시한 사건이고, ‘반민특위 다큐 제작중단’이란 김진혁 전 EBS PD(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가 박근혜 정부였던 2013년 반민특위 다큐 ‘다큐프라임-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를 만들던 중 수학교육팀으로 인사 이동되면서 다큐제작이 중단된 사건을 말한다. 

두 건 모두 정치권력에 공영방송의 가치가 흔들린 사건이다. 

 

EBS 로고

 
한국교육방송공사(EBS)법 제13조(이사회의 설치 및 운영)를 보면 EBS는 교육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고 EBS 업무에 관한 중요 사항을 의결하기 위해 이사회를 둔다.

이에 미디어오늘은 ‘박근혜 홍보영상’을 첫 보도한 직후인 지난해 12월13일 제276회 EBS 정기이사회부터 ‘박근혜 홍보영상’과 ‘반민특위 다큐중단’ EBS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인 지난 7월17일 284회 EBS 정기이사회까지 총 9번의 정기·임시이사회 속기록을 살펴봤다. 이 기간 동안 EBS 이사회는 이 두 건을 다루지 않았다. 

지난해 12월11일 ‘박근혜 홍보영상’ 첫 보도 당시 미디어오늘은 유시춘 EBS 이사장에게 관련 입장을 물었고 유 이사장은 미디어오늘 “사실관계를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틀 뒤인 12월13일 276회 정기이사회에 이 사안을 다루지 않기로 결정했다. 유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어제 그제 미디어오늘에서 ‘박근혜 청와대의 위탁을 받아서 제작했나’하고 문제가 올라왔는데 이사회 공식석상에서 의논하기 부적절하기 때문에 끝나고 난 다음에 폐회하고 난 다음에 하자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는 ‘2019년도 방송기본계획안’, ‘2018년 12월 주요업무추진 실적 및 계획’ 등 두 가지 안건을 다뤘다.

추가로 유 이사장은 “마무리 삼아 한 말씀 드리겠다”며 ‘EBS보고 독학해서 공부했다고 밝힌 국군 일병이 수능 만점을 받은 사연’을 언급하며 “EBS가 사교육 시장을 줄이는 등 공익 사명을 수행한 것은 공”이라고 말했다. 

이를 EBS뉴스에서 다루지 않은 것을 확인하자 이사들의 질책이 이어졌다. 선동규 이사는 “EBS 정관용씨가 하는 초대석에 불러 크게 기사를 키웠어야 했다”, “EBS에도 홍보부가 있느냐, 홍보부장은 뭐했느냐” 등을 지적했고, 유 이사장도 “EBS를 선전할 수 있는 100만 불짜리 자료를 그냥 놓치기 아깝다”고 말했다.  

이후 EBS 이사회는 ‘박근혜 홍보영상’ 건을 다루지 않았다. 

3개월 뒤인 지난 3월11일 김명중 사장이 취임했고, 4월5일 박치형 부사장을 임명했다. 박 부사장이 ‘반민특위 다큐 제작중단’ 책임자라며 EBS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EBS 노조는 박 부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4월17일 281회 정기이사회에서 역시 해당 문제를 안건으로 직접 다루지 않고 박 부사장 임명을 둘러싼 노사갈등을 짧게 언급했다. 대신 선동규 이사가 노조의 피케팅 시위를 언급했다. 선 이사는 “작년 7월부터 EBS가 노사간 첨예한 갈등을 보였다”며 “정확한 사정은 알지 못합니다만 노사관계가 시끄러운 회사가 잘 되는 것 못 봤다. 노사관계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달 뒤인 5월22일 282회 정기이사회에서 선동규 이사는 “한 달 만에 뵙는데 오늘 또 노조원들이 회의실 입구에서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만 정말 노사가 마음을 열고 대화를 통해 한시바삐 사태가 해결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사회는 ‘반민특위 다큐 제작중단’ 건도 다루지 않았다.

이에 유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논의할 성격이 아니며, 논란이 불거진 뒤 사장에게 감사청구를 제안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는 입장이다.

유 이사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새로 온 이사들이 ‘박근혜 홍보영상’, ‘반민특위 다큐 제작중단’ 관련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해서 이사회에서 감사청구를 제안해 사장이 공식으로 감사를 청구했다”며 “오해가 있는데 이사회가 경영전반에 의결권을 가지고 있지만 프로그램 하나하나 적정성 여부를 다루는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EBS 이사회가 KBS 이사회 등과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KBS 이사회는 KBS 사장 선출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EBS 이사회는 그렇지 않다”며 “경영의 직접 책임은 사장이 지고 방송의 독립성·공공성을 저해하는 부분에 대해 (이사회가) 의견을 표현할 수 있지만 인사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KBS는 좋게 말하면 ‘격한 토론’, 나쁘게 말하면 ‘정파 득실’ 때문에 소수파 이사들이 회의 끝나면 성명도 내지만 교육방송 EBS 이사회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고 덧붙였다. 

명확하게 책임 여부를 가려내지 않아 사실상 ‘면죄부’를 준 감사가 아니냐는 지적에 “면죄부를 준 게 아니”라며 “감사로 사실관계를 확인했는데 관련자들이 퇴사했거나 시효가 지나 처분이 불가한 사안이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치형 EBS 부사장(왼쪽)과 김진혁 전 EBS PD. 사진=EBS·미디어오늘

 
‘박근혜 홍보영상 제작’에 대해 유 이사장은 “청와대의 개입은 확인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감사로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EBS가 준수해야 할 가치라고 확인을 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예방적 효력이 생겼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EBS를 견제할 이사회와 감사를 거쳤지만 노사 갈등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감사결과를 확인한 이후 박 부사장은 노조의 비판이 과하다는 입장을 냈고 EBS 노조는 다큐중단 책임자로 여전히 박 부사장을 지목하며 ‘총파업’까지 거론했다. 

다른 방송사 적폐청산 사례를 보면 EBS와 접근방식이 달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KBS는 부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외부위원까지 참여한 ‘진실과미래위원회’를 출범해 무려 1년간 방송공정성을 훼손한 사례 22건을 조사해 보고서·백서 등으로 기록하고 19명 징계와 제도개선을 사장에게 권고했다. YTN은 지난 9개월 간 ‘YTN 바로세우기 및 미래발전위원회’를 꾸려 지난 10년을 조사했고, 최근 YTN 노조가 공소시효가 지난 이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관련자를 고소했다. 

민영방송에서도 노사가 합의해 외부위원을 참여시켜 공정성을 확보하고 조사결과를 공개해 진정성을 보인 사례가 있다. SBS는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와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시점을 거래했다는 식의 보도를 노사가 합의해 외부위원과 함께 진상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 또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상황 관련 보도에서 국가정보원 등이 개입했는지 SBS 노사가 합의해 외부위원이 참여해 조사해 2017년 12월 발표했다.

반면 EBS는 적폐청산 관련 기구를 만들지 않았고, ‘개인정보’ 침해 등을 이유로 감사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 EBS ‘박근혜 홍보영상’ 감사결과 ‘면죄부’]
[관련기사 : 반민특위 다큐 중단 감사결과에 EBS노조 “책임자 사퇴”]

 

* 이글은 2019년 10월 01일(화)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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