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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 속 가짜뉴스와 기레기 언론 논란

기사승인 2019.11.06  10: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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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ㆍ언론사회학 박사

자료사진

 

조국 사태는 여야나 시민사회가 격돌하고 대중매체간의 경쟁이 가열되거나, 유튜브 등 SNS에서 관련 정보가 양산되어 대중매체에 의해 보도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충격으로 비화되었다. 동시에 가짜뉴스, 기레기 언론 비판과 함께 언론개혁 주장이 제기되었다. 조국 사태는 다양한 미디어가 공존하는 21세기형 정보 유통 구조 속에서 발생했고 앞으로 이런 사례가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조국 사태는 대통령의 인사권과 조국 본인과 가족의 처신과 의혹, 진보의 도덕성 논란, 검찰 과잉수사와 피의사실 공표 논란, 검찰 개혁 요구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면서 나라가 두 동강 나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서초동, 광화문 시위가 상반된 논리를 주장하고 일부 정치권이 올인 하면서 진영논리가 기승을 부리고 내로남불 현상이 속출했다. 조국 사태는 미시적으로 볼 때 다수가 배타적인 다양한 견해를 표현하는 십인십색(十人十色)의 특성과 함께 거시적으로 볼 때 진보와 보수, 개혁과 반개혁의 대립과 힘겨루기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책무는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언론은 사회의 목탁이요 소금이며, 제 4부라는 측면을 강조하면서 당위론을 말하기는 쉬워도 현실적으로 그것이 관철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내부 논의 구조가 조중동에 비해 건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겨레, KBS 등에서 구성원간의 갈등이 발생한 것이 우연은 아니다. 조국 사태가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여러 요인들이 뒤섞여 있고 그것을 판단하는 시각도 다양했기 때문이다.

조국 사태는 우리 사회의 구조, 그 민낯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모두가 확인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 더 양질의 사회로 가기 위한 진통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 동안 진보와 보수를 가르던 사회적 통념, 즉 ‘부패한 보수’, ‘정직하지만 무능한 진보’라는 고정관념이 깨진 것과 함께 거듭된 정권 교체 속에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기득권층이 이른바 ‘합법적 특권’이라는 구조 속에 공존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에 대해 조국 장관의 인사권을 행사한 대통령이 조기에 그 문제점을 진솔하게 인정하고 깔끔하게 매듭짓는 정치력을 행사하지 못하면서 이른바 진보 진영 내부의 균열이 심각해졌다. 이 사태는 진영 등을 고려한 입장이 아닌 원칙의 시각으로 보았다면 오래 끌 문제가 아니었다.

조국 사태 동안 대중매체의 경우 지난 수십 년 간 굳어버린 체질, 즉 진영논리 종속이나 매체 간 무한 경쟁 속의 황색저널리즘 식 보도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대중매체들은 다양한 기준에 따라 작성된 기사, 논평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특히 대중매체 다수가 심각할 정도의 진영논리에 함몰되거나 편파적인 보도논평에 매달리는 과정에서 SNS에 의한 1인 미디어가 생산한 정보도 사실관계 확인 작업이 생략된 채 비중 있게 보도되었다. 이른바 카더라 식의 정보는 그 정확성과 신뢰성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속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일단 보도하고 보자는 식의 태도를 취하면서 언론개혁 주장이 큰 소리로 나오고 있다.
 
전체 미디어들이 생산, 유통시키는 정보는 심층적으로 분석할 때 그 생산자의 이해관계를 증폭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대중매체가 편파적 보도를 할 경우 사회적 혼란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 미디어의 보도경쟁은 사안이 중대할수록 그 열기가 뜨겁기 마련이다.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비등한 것은 조국 사태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나 대치가 그만큼 심각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조국 사태 속에서 대두된 가짜뉴스, 기레기 언론이라는 비판도 그 내용이 다양해서 그 정의를 내리기가 힘들고 언론개혁의 방향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정보 생산과 유통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가짜뉴스 생산 방식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는 것과 함께 트럼프 미 대통령 등의 경우처럼 자기가 싫어하는 매체의 보도를 싸잡아 가짜뉴스라고 매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SNS 등으로 관련 정보를 접하고 있는 일반 언론 소비자들도 사실관계나 진위를 따지기도 하지만 그와 무관하게 개개인이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싫어하는 보도까지 가짜뉴스, 기레기 언론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는 경향도 있다.

가짜뉴스를 ① 허위사실을 ② 고의적·의도적으로 유포하기 위한 목적으로 ③ 기사 형식을 차용하여 작성한 것으로 정의할 때 이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등장한 독버섯과 같은 존재로 국제적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돈 벌이 수단으로 가짜뉴스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가짜뉴스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적 단위에서 대책을 고민하고 있으나 가짜뉴스 처벌법을 만든 국가는 독일, 싱가포르 정도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법무부가 오보를 낸 언론에 대해 검찰청사 출입금지 조치를 취하고, 기소 후에도 공소장 공개를 금지하는 등의 통제를 가하기로 한 것은 국민의 알 권리 충족시켜야 하는 언론의 책무를 봉쇄한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 마땅히 취소되어야 한다. 가짜뉴스는 전체 법체계 속에서 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우리의 경우 명예훼손 등에 대한 처벌은 너무 솜방망이라서 징벌적 배상 제도를 도입해 무책임하거나 악의적인 정보 생산, 유통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할 때다.

정보화 시대의 급속한 발달 속에서 악취를 풍기는 가짜뉴스의 범람이 심각해서 일부 선진국 정부에서는 가짜뉴스 대책으로 대중미디어의 팩트 체크, 기자 훈련, 양질의 정보가 생산 유통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그런 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가짜뉴스로 판명이 나거나 그로 인한 명예훼손 등이 심각할 경우 그 생산과 유통 부분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가짜뉴스를 확산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온 거대 플랫폼 일각에서 가짜뉴스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트위터가 정치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해, 정치 광고에 대한 팩트 체크도 거부했던 페이스북과는 대조를 이뤘다. 정치 광고는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담은 내용을 광범위하게 유포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트위터의 이번 결정이 정보 유통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유튜브 등 거대 미디어의 자정운동으로 확산될지 그 여부가 주목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대중매체는 상업주의를 외면하지 못하는 숙명적 한계나 그 구성원들의 역량이나 가치관 등이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항상 정의, 진실을 전달하는 무결점의 보도태도를 지니기는 힘들다. 그렇다 해도 노력을 생략할 수 없다. 조국 사태와 관련한 정보 가운데 일부는 가짜뉴스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이는데 이는 언론이 전문적 관찰자라는 기본 입장을 망각한 불행한 결과라 하겠다. 대중매체는 사실관계의 보도 등에서는 객관적 사실이 전달될 수 있도록 보도준칙과 보도윤리 등에 입각해서 제 4부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의 정보 생산과 유통 기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통적 미디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대중적 관심사에 대해 아니면 말고 식, 또는 정략적 정보 생산과 유통은 향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가짜뉴스가 암약할 것으로 보여 대중매체의 각별한 대처가 요구된다.

 

* 이글은 2019년 11월 04일(월) 민언련 칼럼 '언론포커스' 코너에 게재된 글입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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