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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 늪에 빠진 진보 진영, 검찰 개혁 완수에 집중할 때

- 불필요한 갈등 낳지 말아야
[칼럼]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ㆍ언론사회학 박사

기사승인 2020.01.14  17: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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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형소법 개정안이 9일 국회본회의에 상정되면서 검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대표적인 검찰개혁 제도의 입법화가 임박했다. 형소법 개정안에 이어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면 검찰개혁을 위한 입법 조치가 완료된다. 조국 사태로 인해 검찰 개혁 논란의 핵심이 옮아가는 듯했으나, 현 정부가 목표로 한 개혁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지금도 조국 사태를 끝없이 되새겨보아야만 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13일 저녁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이로써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오른 검찰개혁 3법의 입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사진=한겨레 강창광 선임기자.

 

조국 사태의 초기 단계 대응부터 현 정권은 미흡했다. 조국 전 장관의 사생활에서 드러난 의외성은 보통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놀라운 일탈이었다. 그러나 현 정권은 '불법은 아니지만 관행이었다'는 식으로 이에 어정쩡하게 대응하면서 공직자 윤리의 잣대를 후퇴시키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결국 '검찰 개혁을 위해 조국이 살아야 한다'는 논리는 '조국의 일탈은 일탈이 아니'라는 자승자박으로 이어져 박근혜 퇴진으로 숨죽이고 있던 자유한국당이 기지개를 켜는 공간까지 만들어졌다. 

목적이 정당하다 한들, 과정이 정당하지 못하면 어떤 대가를 치르느냐를 조국 사태가 보여준 셈이다. 특히 조국 사태가 청와대와 검찰의 대립과 갈등 양상으로 비춰진 것도 아쉬운 일이다. 이로 인해 시민 사회가 양분된 것은 물론, 일부 언론사도 관련 보도를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어찌됐든 검찰 개혁의 틀이 거의 다 만들어졌으니 조국 사태는 이제 끝난 것인가. 아니다. 조 전 장관은 물론 그 가족의 재판이 이어진다. 울산시장 선거에 대한 청와대 개입 의혹 수사도 어떤 식이든 매듭을 지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총선이 다가오면서 조국 사태는 이전보다 더 큰 이슈가 될 것이다. 

특히 조국 사태로 인해 범 진보 진영 내 파열음이 크게 일어났다. 보수 진영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과거에는 한 방향을 지향하면서 같은 목소리를 내던 이들이 조국 사태를 놓고 격렬히 대치하고 있다. 

최근 확증편향이라는 말이 상대를 공격하는데 사용되는 것을 본다. 사람이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으로 설명된다. 국회에서 여야 갈등의 소재나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확대생산 되는 각종 카더라 정보가 확증편향의 대표적인 사례다.

조국 사태를 두고 격렬히 대치하는 진보 진영 내 인사들의 모습에서도 확증편향의 태도가 보인다. 조국 사태에서 제기된 문제는 너무 많다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논쟁을 할 때 각자가 서로 다른 부분에만 주목해 이야기하다 보니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작용이 커지지 않도록 각자가 고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검찰 개혁의 큰 그림이 그려진 이상, 조국 사태의 정리는 사법부에 맡기고 진보 진영은 검찰 개혁의 다음 모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숲과 나무를 동시에 살피고 큰 모순과 작은 모순을 구분해 보아야 한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현 정권이 촛불혁명 과정에서 제시된 개혁 요구를 제도화하도록 진보 진영이 독려할 것을 제안한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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