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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슈퍼갑인 ‘불평등’ 한미동맹, 필리핀·일본과 큰 차이

- [고승우의 한미관계 탐구 (21)] 한미동맹 남북한 거주 한민족 상생과 평화통일에 역행

기사승인 2023.05.15  20: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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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국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 한국의 대일 굴욕외교 참사 속에서 강조된 한미동맹의 실체는 무엇인가? 한국 대통령 등이 강조하고 칭송하는 것처럼 한미동맹은 공산주의 침략으로부터 한국을 지키고 오늘날과 같은 번영과 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인가? 아니면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극동전략의 추진 과정에서 한국전쟁 참전과 한미동맹 체결이 이뤄진 것인가?

한미동맹이라는 하나의 현상에 대한 두 가지 해석이나 설명은 제 나름대로의 타당성과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역사에 기록된 사실관계에 입각한 객관적 분석을 통해 그 핵심을 살피면 한미동맹은 미국익 추진 과정이었고 오늘날도 현재 진행형이다.


한미동맹의 수혜자는 한국인가?

한국의 일보 수구 세력이 ‘미국 구세주’라는 식의 칭송을 하는 것은 미국의 한반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파생된 ‘떡고물’에 감지덕지 하거나 분단기생에 따른 이익 챙기기에 함몰된 결과라 하겠다. 미국은 한반도 지역이나 그 주민에 대한 ‘사랑’ ‘애정’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것은 1905년 일본의 한반도 강탈을 방조한 미국과 일본의 비밀협약 ‘가스라-테프트 밀약’이래 1백 여 년간 일관되게 확인되는 현상일 뿐이다.

미국은 태평양전쟁 종전 후 일본을 대소 방어진지 구축 차원에서 남한에 점령군을 보내 군정을 실시했고 남한 단독정부 추진을 강행했으며 중국이 공산화되자 남한을 미국의 극동 방어선에서 제외했다. 그에 따라 소련, 중국, 북한의 오판이나 자국 이해관계에 따른 6·25전쟁이 시작되자 미국은 한반도 적화 시 일본 공산화 위험 증대라는 판단에 따라 유엔을 통해 다국적군을 만들어 참전했다.

당시 소련이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했을 경우 유엔 깃발을 든 다국적군의 한반도 참전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역사적 가정이 성립하는데 그에 대한 해답은 지금껏 공식적으로 나온 바 없다. 단지 김일성이 남한 적화에 대해 결과적으로 오판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추출되는 부분이다.

미국은 1953년 정전협정 직후 미군이 한국에 주군 특권이 보장되고 미국의 자체 판단에 의해 북한 선제공격이 가능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승만과 체결해 발효시켰다. 미국은 이 조약을 통해 평화협정 추진을 제도적으로 저지하면서 정전상태를 지속하기 위해 핵무기를 남한에 다수 배치해 소련, 중국, 북한을 압박했다. 미국이 한미동맹을 추진한 것은 북한을 빌미로 핵을 보유한 소련과 신흥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견제가 목적이었고 이를 위해 정전체제를 평화협정으로 전환치 않는 정책을 강행한 것이다.

 

▲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조인식장의 모습. 왼쪽은 유엔군 총사령관을 대신해 윌리엄 해리슨 미군 중장이고, 오른쪽은 북한·중국군을 대표해 남일 북한 대장이다. 사진=위키피디아

 


한미동맹의 핵심 실체는 주한미군사령관의 3개 사령관 직함

오늘날 한미 두 정부가 침이 마르게 칭송하는 한미동맹은 핵심 체제는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 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 등 3개 직함을 가지고 한국에서 막강한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상징된다. 미군장성이 3개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는 한반도에서 정전체제가 파괴되어 현상 변경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는 미국의 치밀한 사전 포석이라 할 수 있다. 

① 주한미군 사령관

미국 대통령의 지휘통솔을 받고 있는 주한미군 사령관 휘하의 주한미군은 한국 주둔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권리’로 보장되어 있어 미국의 모든 군사력이 미국 맘먹은 대로 남한을 들락거릴 수가 있다. 이뿐 아니다. 미국은 그 ‘권리’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군부대의 환경오염문제에 전혀 책임을 지지 않게 S0FA로 보장받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오염논란 속에 어린이 공원으로 개장된 용산미군기지 반환부지에 대해 한국 정부는 미군이 유발한 오염문제에 대한 책임, 원상회복 요구를 하지 않은 채 오염범벅인 땅위에 흙을 덮고 ‘안전하다’고 외치고 있다.

이는 한국 미래 세대의 안위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미국, 군사주권이 미국에 있다는 현실을 국민에게 밝히지 않은 채 주권국가 흉내를 내려는 한국 정부의 정책으로 빚어진 비극이라 하겠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포함한 해외 파병의 원칙을 ‘평화와 안전’보다 미 국익을 최우선하는 것으로 정해놓고 필요하면 언제든 철수를 결정할 수 있는데도 한국 정부 일각에서는 미국이 주한미군을 통해 한국을 모든 수단을 다 해 보호해줄 것처럼 오해하기 쉬운 언행을 늘어놓고 있다.

주한미군의 ‘권리’는 한국이 주한미군의 주둔비를 부담하는 하는 협정으로 확대되어 2021년의 경우 그 액수가 1조 1833억 원에 달한다. 트럼프는 몇 년 전 한국의 미군 주둔비를 5배 인상하라고 요구하면서 주한미군철수를 검토했었다.

한국 정부가 국민의 혈세로 주한미군 주둔비 일부를 대주거나 세계 최대 미군기지인 평택기지 건설비용을 부담했지만 미국은 그 주둔비 사용처를 한국 정부에 밝히지 않고 있다. 그뿐 아니라 미군은 주한미군이 쓰고 남은 주둔비 불용액이 2조 억 원이 넘지만 그 조차 한국에 돌려주지 않고 있다. 미국이 ‘권리’를 행사하는 법리해석에 따라 이뤄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한미 두 정부가 불평등한 동맹에 대해 침묵하면서 한국민은 그 실상에 대한 정보를 파악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딱한 것은 한국의 이른바 진보정당, 진보언론, 진보 지식인들이 한미관계의 실상을 외면한 채 주변부 사실만을 부각시키는 짓을 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즐기고 있는 형국이다.

② 유엔군 사령관

평택 미군기지안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엔사는 미국 정부의 지휘를 받고 있는, 유엔기를 사용하고 있는 군사조직이다. 유엔사는 일본에 유엔사 후방기지 7곳을 운영하면서 향후 제2의 6.25와 같은 사태 발생 시 다국적군을 조직해 한반도에 파병할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유엔사 후방기지에 독일, 영국군함을 기항시키면서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검색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유엔사는 한국정부가 육상을 통한 대북 교류협력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③ 한미연합사령관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군사령관은 대북 정찰과 같은 핵심적 군 기능을 미군이 담당하고 한국군은 그에 의존토록 만드는 방식 등으로 한국군을 통제하고 있다. 한국군이 세계 6위라 하지만 핵심적인 전력을 미군에 의존하거나 미국 무기를 한국이 다량 구입케 만들고 있고 북한 핵에 대해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식의 상황을 지속시켜 주한미군의 ‘권리’속 주둔을 보장받는 요건을 유지, 강화하고 있다.

주한미군 또는 한미연합사령관이 한국군의 평시 및 전시작전권을 장악하고 있을 때는 이승만의 북진통일 주장을 억제하거나 박정희, 전두환의 쿠데타를 통한 정치개입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주한미군이 누리는 특권 세계 유일-군사식민지 오명 자초?

이상에서 주한미군 사령관의 막강한 군권을 살펴보았는데 21세기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런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주한미군은 ‘권리’를 행사하면서 환경오염이나 주둔비 분담 등에서도 외교관의 치외 법권적 특혜를 훨씬 뛰어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이는 국제법 취지에 따른 법치라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한미 두 나라 정부나 관리 등이 그런 점에는 함구한다는 점이다. 이는 떳떳치 못하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기만책을 쓰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한다. 현재의 한미동맹은 대등한 주권국가의 관계가 아닌 것이다. 외국군이 영구 주둔 체제로 특권을 행사하는 것은 군사주권 문제를 넘어 군사 식민지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필리핀과 미국의 군사협력 관계는 미군이 한시적으로 필리핀 군부대 내에서 주둔하면서 필리핀 국내법의 적용을 받게 되어 있다. 한국의 일부 세력들이 한미동맹을 통해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시혜를 받은 것인 양 찬양하는 소리가 높지만 미국은 미 국익을 우선한 한미동맹을 추진했을 뿐이다. 과공은 비례라는 말처럼 더도 말고 덜도 말게 역사를 평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미국 정부의 법치는 국익 최우선이다. 한국 대통령실 도감청이나 용산 미군기지 오염문제에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미국식 법치다. 미국내법이 동맹국 도감청을 불법으로 규정치 않고 있고 용산기지에서 미군의 ‘권리’ 행사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에 책임지는 것은 미국의 법치에 반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의 도감청이 문제없다 하고 유해물질 오염으로 죽음의 땅이 된 용산 미군기지에 공원을 만든 것은 그 의미가 심각하다. 특히 용산공원에서 내일의 한민족 주인공들이 병들고 허약해질 우려에 대해 윤 대통령은 ‘미국은 안심하시라. 제가 알아서 합니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를 미국의 법치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또한 윤 대통령이 굴욕외교를 감수하거나 세계가 우려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에 면죄부를 주려 하면서 한일군사관계 증진에 앞장서는 것은 미국의 한미일 군사 협력 체제를 통한 신냉전 추진 전략에 동참하려는 몸부림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날선 발언을 지속하자 세계가 ‘미국의 아바타 아니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한미일 군사협력 체제에 열을 올리는 것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인다. 이는 이념은 민족에 비해 유한한 것이고 북한 지역에는 일천만 이산가족의 이웃사촌이 있고 언젠가 남북이 재통합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특히 다른 나라가 볼 때 같은 한민족의 반쪽에 대한 대응책으로 주변국가에 저토록 열중하는 이유는 무언가라는 식의 비아냥이 나올 것 같아 낯이 붉어진다. 같은 민족인데 이념이 다르다 해서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외국과 무분별한 군사관계 증진을 서두르는 것을 100~200년 후의 미래 세대가 어떻게 판단할지를 깊이 헤아려 볼 일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이유로 신냉전을 부추기는 것은 평화로운 지구촌이라는 비전에 역행하는 측면이 강하다. 일본 정부도 태평양전쟁 범죄 부인은 물론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교육시키고 있는데 이는 미래의 한일간 전쟁을 예비하는 화근이 될 수 있다.

 

▲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4월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성과와 관련해 ‘미국의 핵우산 보장 강화는 한미동맹의 격상’이라는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반도체와 배터리에서 취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를 주시할 경우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속단키 어렵다. 예를 들어 미국이 필요하다고 자체 판단할 경우 자체 국내법체계에 따라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북한을 선제타격 할 수도 있고 남한이 핵공격을 받았을 때 미 본토의 피해를 계산해 핵 반격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이 대북 핵전략으로 내놓은 ‘북한 핵 사용 시 정권 궤멸’이라는 표현에는 한반도 전면전쟁과 남한의 천문학적 인명 피해 가능성이 함축되어 있다는 점도 살펴야 할 일이다. 미국은 자국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동맹국에 대해서도 도감청을 하거나 적대국 요인 암살도 서슴치 않는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박정희, 김대중, 문재인 정부가 대북 교류협력을 시도한 큰 이유의 하나는 전쟁 억제라는 목표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 항목이었기 때문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평화협정 저지용으로 만들어져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전쟁직후인 1953년 10월1일 워싱턴에서 맺어진 뒤 1년 후 발효되었으며 전문과 6개의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조약은 이승만이, 미군이 한국의 국방을 담당해야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미국에게 강권했고 미국은 주한미군이 동북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챙길 것으로 보아 이승만의 요구에 응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정전협정 체결 직후 북한과 그 동맹군을 가상 적으로 하여 체결된 조약이다. 또한 그것은 이승만 정권이 휴전회담에 반대하며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해 북진통일과 독재정권 유지를 이뤄보고자 미국에 간청하여 체결한 조약이다. 그 결과 현행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정전협정에 위배되고 '방어적 조약'이라는 이름에도 걸맞지 않게 북한에 대해서 지극히 대결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조약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군대를 일방적으로 한국 어느 곳에나 배치하고 또 전력을 배치하도록 되어 있으며(조약 4조),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해 일방적으로 판단하도록 되어 있다(2조). 이 조약은 무기한으로 유효하고 단지 어느 당사국이든지 타당사국에 통고한 후 1년 후에 본 조약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 조약은 폐기되지 않는 한 미국이 우월한 위치에서 미군의 무기한 주둔이 가능하다. 이 조약을 바탕으로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 유엔군사령관의 모자를 쓰고 있어 한국의 영토 내와 그 주변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국제연합의 토의와 결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개입할 수 있으며 사후에 보고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한미동맹의 핵 한미상호방위조약 그 문제점

한미상호방위조약은 1953년 한국전쟁 이후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통일론과 연계되고 미국의 아시아 패권주의 강화 전략 목적으로 체결되어 교류협력 활성화 등 남북관계의 변화, 80년대 이래 남북한 재래식 군사력의 역전현상, 미국의 일방주의 강화 추세 등으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의 군사력 배치가 권리로 규정되어 있어 군사력 외부 도입을 규정한 정전협정이 위배되고 90년대 남북기본합의서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미국의 대북군사전략을 다각도로 추진할 수 있는 기초적 여건을 제공하는 요건중의 하나라는 측면도 살펴야 한다. 이 조약에 의해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전략, 한반도 전면전을 대비한 다양한 군사전략을 만들어놓고 정기적인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통해 그것을 과시하고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고 있다. 미국은 유엔사와 전시작전통제권을 통해서도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 1953년 10월1일 워싱턴 D.C.에서 대한민국의 외무부장관 변영태와 미국의 국무장관 존 포스터 덜레스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미국이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에서 심대한 군사적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만들어진 이 조약은 모두 6개 조항으로, 이 가운데 △자동 군사개입 여부 △대상 지역 △주한미군 주둔 근거 △유효 기간 △적용 범위 등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① 한미상호방위조약 1, 3조는 한미 두 나라가 태평양지역의 평화를 위해 집단안보를 추구하게 되어 있는데 외국의 경우처럼 자국영토와 가까운 지역에 국한해야지 자칫 한국이 동북아지역 분쟁에 주한미군의 발진기지가 될 우려가 있다.

②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한반도에 무력충돌이 발생하고 한미 등이 개입할 경우 그 이후 국제연합에 보고할 의무 등이 없다. 이는 미국이 일본과 필리핀과 맺은 상호안보조약의 경우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군사적 개입은 국제연합의 토의와 결정을 거치게 되어 있는 것과 차이가 있어 개정이 되어야 한다. 미국이 이라크, 리비아의 경우처럼 침략 성격의 군사행동을 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약 2조는 ‘위협’에 대한 판단을 미국 일방적으로 할 수 있고 또 단독으로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즉 군사력 증강)을 지속, 강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이는 4조가 주한미군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병력과 무기를 반입, 배치, 증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과 함께 주목되는 부분이다. 즉 미국은 한국의 의사와 무관하게 얼마든지 자신의 정치적, 군사적 판단과 요구에 따라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군사행동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최근 미국이 한반도를 전쟁위기로 몰아가면서 주한미군의 대규모적인 전력증강을 우리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이나 주한미군을 대북한 선제공격에 적합한 구조로 재편하고 그 재배치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독소조항을 악용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 위협을 확실하게 막고 또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적 개입과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 즉 방위 목적에 엄격히 한정되고 주한미군에 대한 우리 주권의 통제가 가능한 신조약으로의 대체가 이뤄져야 한다. 대북 선제공격과 북한 점령을 내용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이나 전쟁 시 증원되는 미군에 대한 거의 무제한적인 지원을 규정한 전시지원협정도 모두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그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③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의해 미군이 군사력을 한국에 배치하는 것이 권리(right)로 규정되어 미국이 통보하면 한국은 허용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이 원하는 미군 군사력을 한국에 배치하는 결과를 초래해 주권국의 군사적 자주권 문제, 국토의 효율적 이용 문제를 초래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 초래 등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위태롭게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조약은 필리핀 군 기지 내에 미군기지가 들어설 수 있게 국한하는 등 그 조건을 필리핀이 주도권을 갖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도 미군의 일본 영토내 배치가 한국과 같은 미국의 권리(right)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다. 한국도 미국의 필리핀과 일본상호방위조약처럼 합리적으로 미군사력 배치나 그에 대한 기지 제공 규정 등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④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의 부속협정 성격인 한미주둔군협정인 SOFA도 그 모법의 불평등 취지에 맞춰 한국에 심각하게 불리한 조항들을 담고 있다.

현 SOFA에는 군사훈련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아, 여중생 사건에서 본 것처럼 아무런 사전통보나 안전조치도 없이 행해지는 미군의 군사훈련으로 인해 공공의 안전과 지역주민의 생명과 재산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기동연습 및 기타 훈련에 의한 토지의 손상을 방지하고 공공안전 및 공공위생에 대한 위해를 막기 위해, 기동연습 계획을 독일당국에 통고 협의하며 일정한 경우 토지사용을 중단하도록 하는 일련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현행 SOFA상으로는 연합토지관리계획(LPP)협정에 따라 앞으로 반환될 기지가 미군에 의한 환경오염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미국 측에 원상복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SOFA는 상위법이 위임한 범위 내에서만 존재의미가 있다는 법리적 측면에서 SOFA에 담긴 미군 관련 한미간 제반협정 등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취지의 틀 안에서 만들어졌을 뿐이다. 이런 불리한 조항으로 인해 주한미군기지 오염문제 등에 대한 합당하고 상식적인 원상회복 조치 등이 미군에 의해 이행되지 않고 있다.

⑤ SOFA의 예외 규정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도 미국의 요구가 일방적이고 한국의 과도한 부담이 당연시 되고 있어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SOFA와 SMA가 지닌 문제점은 그 상위법 성격인 한미상호방위조약 조약 4조에 규정된 미국의 권리(right)가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면서 이 조약의 정상화 없이 SOFA와 SMA의 문제점이 시정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⑥ 한미상호방위조약 6조는 이 조약이 무기한 유효하다고 되어있지만 미국과 필리핀, 일본의 상호방위조약의 경우 그 기한이 10년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기한 만료를 기해 재협상 등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만들어진 1953년의 특수상황이나 오늘날에도 한국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가진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 해도 한국은 경제력이 세계 10 위권이고 세계에서 무기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조약의 개폐가 필요하다.

⑦ 필리핀, 일본의 경우 미국과 상호방위조약 이행 등에 대해 수시로 협의할 수 있게 되어있으나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그런 조항이 없는 것이 문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미국이 일본, 필리핀과 맺은 상호방위조약에 비해 미국이 지나칠 정도의 특권을 한국에서 누리고 있다는 점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⑧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표출되는 군사적 주권이 미약한 것에 대한 국제적 수치와 미국의 주한미군기지 오염 문제 등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 미군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과도한 경제적 지원과 비용 감수 등이 큰 문제다. 이 조약은 주권국가 한국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 한미상호방위조약 가(假)조인식을 지켜보고 있는 이승만 대통령(뒷줄 가운데)과 가조인식에 서명하는 변영태 한국 외무부 장관(왼쪽), 존 포스터 덜레스 미국 국무부 장관(오른쪽). 사진=나무위키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의 파생법 SOFA와 SMA

한미상호방위조약 가운데 미국에 일방적인 특혜를 부여하는 조항인 4조가 특히 문제로 자세히 살피면 아래와 같다. 이 조항은 "상호합의에 의하여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 ; The Republic of Korea grants,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ccepts, the right to dispose United States land, air and sea forces in and about the territory of the Republic of Korea as determined by mutual agreement.“로 되어 있다. 이 조항 가운데 권리(right)는 법률적으로 어떤 일을 행하거나 타인에 대하여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힘이나 자격을 말하고 grant와 accept는 무상으로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군사력을 한국에 배치할 때 갑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자격이 이 조항에서 보장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서 파생된 하위법체계인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소파),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미국의 우월한 지위를 인정하는 형식으로 주한미군에 대한 시설, 구역, 경비를 한국이 부담하게 만들고 있다. 이 4조의 첫 부분 ‘상호합의에 의하여’는 SOFA에 의한 합의를 가리킨다. 소파의 정식 명칭은 ‘대한민국과 아메리카 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이다.

방위비분담협정은 SOFA 5조(주한미군에 대한 시설과 구역은 한국이 제공하고 주둔 경비는 미국이 부담하는 내용)의 적용과 관련한 예외적 특별 조치를 담았다. SOFA가 주한미군의 주둔 경비를 미국이 부담하게 만들어졌는데도 SOFA 5조의 예외적 협정인 SMA를 별도로 만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주한미군에 부여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정부가 정치, 경제, 사회적 편리를 제공한다. 당연히 미국은 한국에서 슈퍼 갑에 걸 맞는 ‘권리’를 행사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환경오염 등에 대한 합당한 의무조차 지지 않는 것이다.

논란이 된 사드의 한국 배치도 사실 미국이 이 조약 4조에 따른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이었고 한국은 ‘허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한미 간에 사드배치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식의 기만적 언사에 불과하다. 남한이 SOFA에 규정된 환경영향평가를 내세웠으나 이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권리’가 잘 집행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는 제한적인 취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미동맹의 실상을 알고 있을 법 한데도 사드에 대해 미국이 아닌 한국에 보복조치를 취했던 것은 강대국들의 횡포가 어떤 형태인지를 드러내주고 있다.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50년대 말부터 전술핵무기를 남한에 배치하는 등 맘먹은 무기는 다 남한에 들여왔다 빼가는 일을 되풀이 하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미군이 2017년 상반기 최근 군산비행장에 배치한 무인폭격기 등이 그런 예다. 이 조약이 유지되는 한 제2, 제3의 사드 배치 사태는 불가피하다. 또한 미군기지 오염에 대해서도 한국이 미국에 그 원상회복 등을 요구할 근거를 갖지 못한다.

SOFA는 한국이 시설과 부지를 무상으로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한미는 1991년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만들어 미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유지비용의 일부를 한국이 부담토록 해왔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SMA 6, 7조는 한미가 문제를 협의하면서 서면합의로 개정, 수정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 미국에 매우 유리하게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도 거의 매년 증액하는 형식으로 천문학적인 액수로 한국이 부담하고 있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를 5배 더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바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SMA를 언급한 것으로 추정되어 이런 특혜의 원천이 되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현재와 같이 방치해서는 안 된다. SOFA, SMA 외에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공동환경평가절차(JEAP) 등이 불평등하다는 비판을 받는 원인도 이 조약 4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국과 미국은 1966년 환경 관련 규정이 전무한 SOFA을 맺은 뒤 지금껏 명확한 환경오염 정화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고 미군은 단 한 차례도 기지 안 오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치유에 나선 적이 없다(수원시민신문 2017년 7월17일). SOFA의 양해각서인 환경조항에는 '주한미군은 대한민국 정부의 환경법령 및 기준을 존중한다'고만 돼 있어 주한미군에 오염 문제 해결을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JTBC 2017년 7월11일).

미군 부대에서 발생한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면 한미간의 불평등한 현실이 그대로 들어난다. 서울지하철 녹사평역 주변 오염이 근처의 용산 미군기지에서 유출됐다며 법원이 2007년 18억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을 때 그 배상금 18억여 원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특별법에 따라 미국이 아닌 한국 정부가 서울시에 지급했다(JTBC 2014년 1월18일). 국민의 혈세가 미군기지 오염 제거 등에 지출된 것이다.

또한 한미 두 나라가 2009년 합의한 공동환경평가절차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반환 미군기지 환경조사 기간을 20~150일로 한정하고 미군 합의 없이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 이 절차 때문에서 한국 정부는 일부 미군 기지에서 확인된 환경 문제에 대해 미군이 합의해 주지 않아 공개하지 못했다. 이는 주권 국가인 한국이 미군기지로 사용된 부지의 환경오염, 그 원상회복 문제에 대해 합당한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심각한 불명예와 피해를 감수케 하고 있다.

용산미군기지 부지 75%가 113년 만에 2017년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지만 이 기지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 외교부는 2019년 12월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일부를 포함해 반환받는 12개 주한미군 기지의 환경오염 책임 문제를 두고 미국이 오염 정화 의무가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자, 환경 치유 비용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한미가 기지 12곳 반환에 합의했다고 밝히며, 환경 치유 비용을 먼저 보전한 뒤 미국 측에 책임을 지우겠다고 했다(한국일보 2020년 12월18일).

미국이 서울지하철 녹사평역 주변 오염 비용을 거부했던 사례에 비춰 주한미군이 부지로 사용한 뒤 발생한 용산 기지 등의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 경우 정화비용을 고스란히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할 가능성이 크다. 오염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약 1조원 전후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면 미군이 새로 옮겨가는, 단일미군기지로는 세계 최대라는 평택미군기지의 환경오염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현재의 한미동맹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용산 미군기지의 경우와 동일할 것으로 추정된다.

 

▲ 2007년 6월 세계 최대 규모 미군기지로 손꼽히는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에 완공된 워터파크의 모습. SOFA 규정에 의해 한국은 주한미군에 기지와 시설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의 ‘권리’규정에 따른 것이어서 주한미군은 그 기지 사용 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등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용산 미군기지 오염 문제 등 때문에 SOFA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SOFA의 상위법인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가 존재하는 한 그 실현은 어렵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주둔 비를 5배 인상한다고 했을 때 그 근거는 역시 이 4조의 ‘권리’ 규정에 의한 유권해석의 결과로 추정되고 있다. 주한미군에 대한 특권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존재하는 한 유지될 것이기 때문 이런 불합리를 합리화 하는 방법은 이 조약 6조를 발동하는 수 밖에 없다. 사진=위키미디어

 

한편 외교부가 2021년 제11차 SMA의 협상 결과를 밝혀 논란이 일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 즉 방위비분담금으로 2021년 10억 4500만달러(1조 1833억원, 13.9%인상)를 주고, 앞으로 국방예산 인상률을 자동 적용해 5년 뒤에는 무려 50%를 올려주기로 해 향후 6년 동안 70억 달러(7조 9000억원)를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방위비분담금 중 미국이 쓰지 않고 남긴 돈은 2020년 현재 2조원이고, 그 중 9700억원은 현금으로 미국 은행에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방위비분담금 말고도 미국에 막대한 비용의 주한미군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통일뉴스 2021년 3월11일).

6·15남측위원회는 SOFA에 따라 주둔비를 미측이 전액 부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맺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오늘날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는 대중국 압박으로 날로 확대되고 있으며, 사드 배치를 비롯한 주한미군의 대중국 압박정책에 따른 중국의 반발이 고스란히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대북적대, 대중압박의 발진기지로 한반도를 사용하겠다는 미국의 정책에 왜 우리가 호응하여 국민의 혈세를 바쳐야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한미군사동맹이 얼마나 불평등한 것인가 하는 점은 필리핀과 미국의 군사동맹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필리핀은 1898~1946년까지 미국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독립했다. 필리핀은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1951년 체결해 외부의 침략을 받을 경우 서로의 영토를 지키는데 합의했다. 이 조약에 따라 미국은 필리핀 내 몇 곳에 미군 기지를 유지했는데 필리핀 의회가 1992년 클라크 미군기지 유지 연장을 불허하는 결정을 하면서 미군이 철수했다.

당시 필리핀 의회는 미군기지 유지 시한을 정하고 핵무기 반입의 불가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절했다. 그러다가 두 나라는 1998년에 방문 군 협정(VFA)에 합의해 상호 동등한 입장에서 자국 군대의 상대국 방문 규정 등을 성문화했다.


필리핀과 미국의 군사동맹, 한미동맹과는 하늘과 땅 차이

필리핀과 미국 두 나라는 그 후 VFA에 의해 연례 군사훈련을 해왔다. 그러나 작전의 범위가 동남아 주변까지 확대되면서 필리핀에서 미국의 계속 주둔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그러다가 태풍 발생 등에 대한 재난 구호와 위기 대응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필리핀과 미국은 2014년 방위협력강화협정(ECDA)을 체결했다.

ECDA에 따라 미국은 필리핀에 영구적인 군 주재나 군사기지를 만들 수 없고 핵무기의 필리핀 진입은 금지된다. 미군은 이 협정에 따라 필리핀 정부의 초청을 받고 필리핀군에 의해 소유, 통제되는 지역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미군이 필리핀 기지에 건설한 군시설은 미군 철수시 필리핀 정부에 귀속된다.

이 협정은 두 나라가 태평양지역에서 외부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두 나라 외무장관이 이 조약의 적용문제 등을 협의한다. 무력을 동원한 공격 등이 두 나라에 의해 취해졌을 경우 이를 유엔 안보리에 즉각 보고한다. 이 협정은 10년이 시한이며 어느 한 쪽이 종료의 의사를 통보한 뒤 1년이 지난 뒤 폐기될 때까지 유효하다.

필리핀은 2019년 2월 미국에 일방적으로 VFA 종료를 통보해 180일간의 경과 기간이 끝나는 8월에 이 협정이 공식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2020년 6월 종료 절차를 6개월간 중단한다고 통보한 뒤 최근 또다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초기인 2021년 상반기까지 유지할 방침을 밝혔다(연합뉴스2020년 11월11일). 

필리핀의 VFA 종료 통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을 지휘한 전 경찰청장의 미국 비자가 취소된 것에 대한 반발에서 이뤄졌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이 커지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 정부 출범 뒤 두 나라는 관계 개선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협정 내용은 
https://en.wikipedia.org/wiki/Enhanced_Defense_Cooperation_Agreement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국가 간 조약이나 협정은 필요할 경우 필리핀과 같은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는 점을 한국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이나 시민 통일 운동권 등이 불평등한 한미동맹에 대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또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인양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거나 핵심을 비껴간 주변부를 건드리는 식으로 자기 할 일 다 했다는 자기만족에 빠지는 경우는 이제 그만 해야 한다.


미일상호안보조약, 조약 내용 수시 협의, 유효기간 10년

미일상호안보조약은 1960년 체결되었고 양측은 이 조약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각국의 헌법적 허용 범위 안에서 상호 협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양측은 일본의 안보나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위협받을 경우 이 조약의 적용에 대해 수시로 협의한다.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없는 내용이다.

미국은 이 조약에 따라 일본에 있는 육해공군 시설이나 지역을 활용할 수 있도록 양허를 받는다(미일상호안보조약 6조-For the purpose of contributing to the security of Japan and the maintenance of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in the Far East,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is granted the use by its land, air and naval forces of facilities and areas in Japan.). 한미상호방위조약의 관련 조항은 미국이 권리를 수용하고 한국이 양허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조약은 유엔헌장이나 유엔의 평화와 안전 유지에 대한 책임에 따른 각 국가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다. 이 조약의 유효기간은 10년으로 어느 한 쪽이 이 조약의 폐기를 통보할 경우 1년 후에 폐기된다. 이 조약은 https://en.wikisource.org/wiki/Treaty_of_Mutual_Cooperation_and_Security_between_Japan_and_the_United_States_of_America에서 참조할 수 있다.

 

▲ 필자 소개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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