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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전 프랑스 바람둥이가 선사한 감동과 웃음

- - 17일 언론 3단체 두 번째 인문학포럼이채훈 MBC 해직 PD 강연

기사승인 2015.06.22  14: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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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조반니〉가 단순히 바람둥이 나오는 희극인 줄 알았는데, 다양한 인물 군상이 펼치는 인간성의 파노라마와 음악의 대향연이군요. 이 오페라에 인간 실존의 진실이 있고 게다가 혁명의 코드까지 있다니,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6월 17일 저녁, 약 30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채훈(MBC 해직PD)의 설명으로 모차르트의 최고 걸작 〈돈 조반니〉를 감상했습니다. 메르스 공포에 황교안 총리 임명으로 나라꼴이 말이 아니지만, 길게 보고 가는 우리의 길에 이렇게 멋진 고전이 함께 한다면 좀 더 넉넉하게 웃으며 갈 수 있지 않을까요? 〈편집자〉


“정말 재미있게 봤다.”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카사노바한테 들은 얘기들을 잘 녹여낸 게 〈돈 조반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해설과 함께 음악을 들으니 실감나게 와 닿았다.” (강성남 전 언론노조 위원장) “오페라에 대한 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선배의 강연이 큰 자극이 됐다.” (이보경 MBC 기자)

참석 못하신 분들 위해서 이채훈 PD의 발제문과 자료를 정리해서 올립니다. 〈돈 조반니〉 공연 링크 클릭하시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돈 조반니〉 1막 피날레에서 모차르트가 “자유 만만세”를 외친 것은 프랑스 혁명 2년 전이었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읽기

1. 파국의 오페라

천성이 상냥했던 모차르트는 오페라에서 늘 ‘화해와 용서’를 노래했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자기 ‘악행’을 끝까지 뉘우치지 않은 돈 조반니는 결국 지옥의 불구덩이로 떨어진다. 잘 알다시피 돈 조반니는 스페인 전설에 나오는 희대의 바람둥이다. 그는 타락한 자유주의자, 또는 ‘나쁜 남자’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러나 몰리에르는 〈동 쥐앙〉에서 그를 “지상의 모든 규칙에 반항하는 자, 세상의 모든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기를 희망하는 자, 모든 권위를 조롱하고 위선을 풍자하는 아나키스트, 시대가 강요하는 관습과 믿음에 반기를 드는 자, 심지어 자신의 본능을 옹호하기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자”로 그렸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는 이 전설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바람둥이 주인공 돈 조반니는 끊임없이 윤리와 충돌한다. 하지만 목숨으로 자유를 지키는 순교자이기도 하다. 모차르트는 오페라에서 돈 조반니에 대한 가치판단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다. 따라서 돈 조반니의 성격에 대해 수많은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 작품을 ‘오페라 부파’(가벼운 코믹 오페라)로 간주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영웅의 죽음으로 끝나는 일종의 ‘비극’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듣는 이의 상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서 더욱 재미있다.

** 줄거리 : 돈 조반니는 여주인공 돈나 안나를 겁탈하던 도중에 그녀의 비명 소리를 듣고 나타난 아버지 기사장을 살해한다. 이어서 자기가 버린 돈나 엘비라와 마주치자 다양한 방법으로 그녀를 속여서 위기를 모면한다. 그는 심지어 시골 결혼식장에서 새 신부 체를리나를 유혹하기도 한다. 돈 조반니는 하룻밤 내내 쫓기며 실패를 맛보는데, 이 과정에서 거대한 파국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의 악행은 오페라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심해진다. 그의 영혼을 염려하는 엘비라를 무참히 모욕한 돈 조반니는 기사장의 대리석상에게 심판 받고 불구덩이에 떨어져 죽는다.

돈 조반니는 부도덕하다. 윤리적 규범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유혹자가 도덕적일 수는 없지 않은가? 돈 조반니가 ‘정복’한 여성은 하인 레포렐로가 ‘카탈로그의 노래’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탈리아에 640명, 독일에 231명, 프랑스에 100명, 터키에 91명, 그리고 스페인에 무려 1,003명”이다. 그는 “농촌 처녀, 도시 처녀, 하녀, 백작부인, 남작부인, 후작부인, 공주님 등 모든 계층, 모든 용모, 모든 연령의 여성들”을 유혹한다, “금발의 여자는 세련됐다고 칭찬하고, 은발 여자는 달콤하다고 칭찬하고, 갈색머리 여자는 마음이 진실되다고 칭찬한다.” “겨울에는 통통한 여자를, 여름에는 마른 여자를” 좋아하며, “치마만 둘렀으면 부자든 가난뱅이든, 예쁘든 못 생겼든” 따지지도 않고 유혹한다.

윤리와 충돌하는 이 지점을 제외한 돈 조반니는 대단히 매력적인 남자였음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토록 뛰어난 유혹자가 될 수 있었겠는가. 돈 조반니는 공감력이 뛰어났다. 그는 상대방의 마음속에 신속하게 들어가서 하나가 된다. 그의 행동은 빠르고 정확하며, 그의 에너지는 고갈될 줄 모르며, 그의 의지력은 평범한 인간의 한계 저편에 있다. 모차르트는 이 오페라에서 그의 자유분방한 성격, 섬세한 감정 변화, 어두운 열정, 단호한 용기를 모두 음악으로 표현해 놓았다. 이 오페라에는 돈 조반니의 아리아는 아주 짧은 두 곡 뿐이다. 하지만 돈나 엘비라, 돈나 안나, 체를리나와 함께 부르는 앙상블에서 그는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며 음악적 조화를 이끌어 낸다.

 

▲ 〈돈조바니〉의 위대성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랑, 이를 직접적으로 강렬하게 표현하는 음악!”.


2. 〈돈 조반니〉의 세 가지 코드

이 오페라에는 세 개의 코드(code)가 있다. 첫째 코드는 선과 악의 대립이다. 희대의 바람둥이 돈 조반니는 악당이다. 그는 돈나 안나의 침실에 잠입하고, 소동에 뛰어나온 그녀의 아버지 기사장을 결투 끝에 살해한다. 자기를 쫓아온 돈나 엘비라를 속여서 위기를 모면한 그는 시골 결혼식장의 새 신부 체를리나를 유혹한다. 피해자들은 보통사람들이다. 돈나 안나와 약혼자 돈오타비오, 체를리나와 신랑 마제토는 돈나 엘비라와 함께 돈조반니를 추적한다. 악당이 결국 심판받고 선남선녀들이 일상과 평화를 되찾는 권선징악의 스토리다. 이 시각에서 보면 이 오페라는 희극(opera buffa)이다.

돈 조반니가 유혹한 여성은 믿지 못할 소식통에 따르면 2,065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페라에서 돈조반니는 새로운 유혹에 실패하며 좌충우돌한다. 이 황당한 유혹과 실패의 기록이 웃음의 원천이 된다. 오페라 내내 돈조반니의 실패를 고소해 하며 맘껏 웃어도 좋을 것이다.

두 번째 코드는 돈조반니를 일종의 영웅으로 보는 시각이다. 돈 조반니는 부도덕하다. 윤리적 규범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유혹자가 도덕적일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는 자유와 생명력을 예찬하는 디오니소스적 인간이다. 그의 행동은 빠르고 정확하며, 그의 에너지는 고갈될 줄 모르며, 그의 의지력은 평범한 인간의 한계 저편에 있다.

이러한 해석의 대표자는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다. 그는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한 챕터를 할애해 이 오페라를 예찬했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는 호메로스의 〈일리어드〉와 괴테의 〈파우스트〉를 능가하는 독보적인 작품이다. 돈 조반니와 만난 여성들은 단순히 피해 여성이 아니라 자기 책임으로 사랑과 실존을 직면했다. 주인공 돈 조반니는 단순한 바람둥이가 아니라 ‘정열과 감성의 천재’이며, 선악을 뛰어넘은 디오니소스적 인간이다. 이 시각에서 보면, 〈돈 조반니〉는 일종의 비극이 된다. 그가 지옥의 불구덩이에 떨어지는 2막 ‘기사장의 심판’ 장면에서 이 오페라는 사실상 끝나며, 선남선녀들의 마지막 합창은 사족에 불과하다.

윤리 규범을 무시하는 유혹자 돈 조반니가 만인의 평화를 위협한 끝에 심판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바로 그 파국의 순간에 그는 당당하다. 돈 조반니가 부도덕성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이 당당함 때문일 것이다. 2막 ‘기사장의 심판’ 장면이 불멸의 고전인 것도 바로 그 때문이리라. 선남선녀들은 돈 조반니를 추적하지만 끝까지 자기 힘으로 복수할 수 없었다. 결국 초자연적인 힘에 해당하는 기사장의 대리석상이 심판할 수밖에 없었다.

돈 조반니는 자기 선택으로 무한한 사랑의 자유를 누렸고, 그 자유를 포기하느니 차라리 불 구덩이로 떨어져 죽는 쪽을 택했다. 종교도, 도덕도, 법도 거부한 돈 조반니는 사회 통념에서 보면 분명히 ‘악인’이었다. 그러나 사랑과 자유에 인생을 건 ‘비극적 영웅’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오페라 해설가들이 간과하고 있는 혁명의 코드다. 1막 끝부분, 돈 조반니는 선남선녀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벌인다. 복수를 위해 그를 추적하던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연회장에 도착하자 돈 조반니는 “자유 만만세”(Viva la liberta)를 선창한다. 맘껏 즐기라며 손님들을 환영하는 셈인데, 돈 조반니 입장에서는 자기의 방종을 예찬하는 꼴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자유 만만세”를 합창할 때 이것은 자연스레 혁명의 구호가 된다.

이 오페라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혁명의 코드는 특히 하인 레포렐로의 대사에서 감지할 수 있다. 레포렐로는 등장인물 중 청중들과 가장 가까이 교감하는 캐릭터다. 그는 가장 흔해빠진 인간상으로, 먹고살기 위해 돈조반니의 하인 노릇을 하고 있다. 그는 돈조반니가 자기 마누라를 건드렸다는 걸 알고도 항의하지 못하는 속물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럭저럭 현실과 타협하고 사는 대다수의 인간이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그의 불평 섞인 대사들은 봉건 귀족들의 억압에 신음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킨다. 1막 첫 장면부터 그는 “주인이 즐기는 동안 보초나 서고 있는” 자기 신세를 한탄하고, 2막 첫 장면에서 “더 이상 못해 먹겠다”며 떠나겠다고 주인을 위협하기도 한다. 그의 속물적인 행태에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리지만, 그의 평범한 행태에 공감하기 때문에 “자유 만만세”의 외침에 자연스레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 6월 17일 열린 인문학포럼 2회차 강의는 메르스 영향으로 청강 인원이 조금 줄었지만 20여명의 전현직 언론인과 언론단체 회원들이 참석했다.

 

 


〈돈 조반니〉 주요 등장 인물

1. 체를리나 (+마제토)

오페라에서 돈 조반니가 가장 탐내며 집착하는 여자는 유쾌한 시골 새색시 체를리나다. 돈조반니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결혼을 축하하는 자리에 도착하여 그녀를 유혹한다. 돈 조반니와 그녀가 함께 부르는 이중창 ‘손잡고 저곳으로’(La ci darem la mano), 체를리나는 갑작스런 유혹에 저항하지만 결국 무너지기 일보직전까지 간다. 질투에 빠진 약혼자 마제토를 달래는 노래, ‘저를 때려주세요’(Batti, batti o bel Masetto)도 달콤하기 이를 데 없다. 이 노래에는 첼로 솔로 반주가 나온다. 젊은 선남선녀가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설레는 느낌이 첼로 소리에서 샘솟는다. 아름다운 약혼자가 이렇게 노래하는데 마음이 풀어지지 않을 남자가 있겠는가.

2막에서 마제토는 돈 조반니를 추적하다가 오히려 얻어터져서 온몸에 상처를 입는다. 전신이 아프지만, 평민이기 때문에 귀족에게 당하는 설움은 그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이때 체를리나가 마제토를 위로해 주는 노래 ‘당신은 아시게 될 거에요’(Vedrai carino)도 매우 달콤하고 에로틱하다. 끝부분의 다섯 음표는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손길과 음악이 일치한다. 대표적인 치유의 음악인 셈이다.

1787년 10월 프라하 초연 때는 돈 조반니가 등장하면 여성들이 비명을 질렀고 체를리나가 등장하면 남성들이 휘파람을 불며 환호했다고 하니 지금보다 훨씬 더 리버럴한 분위기였나보다.

2. 돈나 안나 (+ 돈오타비오)

돈나 안나는 자존심이 몹시 강한 귀족 처녀다. 1막 맨 첫 부분, 어둠을 틈타 침실에 잠입한 돈 조반니를 약혼자로 착각한 그녀는 어느 순간 - 정확히 어느 순간인지는 알 수 없다 - 뭔가 잘못됐음을 깨닫고 그에게 정체를 밝히라고 요구한다. 황급히 자리를 뜨려는 돈 조반니를 그녀가 붙들고 늘어지자 큰 소동이 일어나고, 그녀의 아버지 기사장이 쫓아 나온다. 돈 조반니는 내키지 않는 결투에 응하여 결국 기사장을 찔러죽인다.

 


▲ 세 여주인공인 돈나 엘비라, 돈나 안나, 체를리나그녀의 노래에는 가슴을 에는 듯한 슬픔과 영혼의 깊은 떨림이 있다. 그녀는 자신을 극진히 사랑하는 약혼자 돈오타비오에게 복수를 해 달라고 요구한다. ‘내 명예를 빼앗으려 한 자를’(Or sai chi l''onore)는 깊은 분노와 아픔으로 듣는 이의 숨을 앗아가는 아리아다. 돈 오타비오는 그녀를 위해 돈 조반니를 정의의 법정에 세우겠다고 노래한다. 키에르케고르는 돈 오타비오를 ‘윤리적인 것’을 대표하는 범상한 인물이라고 깎아내렸지만 귀족 중심 사회에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 고결한 인물이며, 그의 2막 아리아 ‘내가 다녀올 때까지’(Il mio tesoro intanto)는 이러한 그의 품성에 걸맞은 영웅적인 노래다.

낭만시대 독일 작가인 E.T.A. 호프만(1776~1822)는 1813년 발표한 단편 소설에서 “돈나 안나가 짧은 만남에서 돈 조반니의 달콤함을 맛보았고, 그 때문에 돈오타비오에게 끝내 마음을 주지 못했다”고 해석했다. 이 해석이 맞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낯선 남자가 귓가에 속삭인 말, 잠깐의 손길 때문에 여자가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무튼 이 해석을 받아들일 경우, 돈나 안나의 슬픔은 더 극적인 떨림을 갖게 된다. 아버지를 죽인 악당을 사랑하다니, 이 얼마나 비극적인가. 돈나 안나는 끝까지 돈오타비오의 접근을 거절하는데, ‘잔인하다’고 말하는 약혼자를 향해 그녀가 부르는 아리아 ‘잔인하다고 말하지 마세요’(Non mi dir, bell''idol mio)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뇌로 가득하다.

1788년 빈에서 〈돈 조반니〉를 초연할 때 돈나 안나를 맡은 사람은 모차르트가 한때 사랑했던 소프라노 알로이지아 베버(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베버의 언니)였다. 그녀가 ‘잔인하다고 말하지 마세요’라고 노래했다면, 그 노래는 알로이지아가 모차르트를 향해 노래하도록 작곡한 게 아니었을까?

3. 돈나 엘비라

레포렐로가 〈카탈로그의 노래〉를 들려준 상대는 가장 고결한 여성인 돈나 엘비라였다. 돈 조반니가 ‘여자 냄새’를 맡고 접근한 여성은 공교롭게도 이미 버린 엘비라였다. 레포렐로는 그녀를 향해 “있는 그대로 사실을 알려주려고” 이 노래를 부른다. 돈조반니의 명령이었다. 엘비라는 수녀원에 있다가 돈 조반니에게 유혹당해 속세로 돌아온 여성이다. 결혼하자는 달콤한 약속을 믿었지만, 그녀가 마음을 주자마자 돈 조반니는 도망쳤다. 그녀는 자기를 속이고 배반한 돈 조반니에 대해 복수를 다짐하지만, 그가 위험에 처하면 연민을 느낀다. 그녀는 돈 조반니의 영혼을 깊이 염려하고 있다. 따라서 이 노래는 그녀를 향해 “이렇게 나쁜 놈이니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이 노래는 그녀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기도 하다. 그녀가 온 마음을 다 바친 남자가 이따위 인간이라니!

오페라가 진행되면서 돈 조반니는 그녀를 점점 더 심하게 모욕한다. 그러나 엘비라의 의지는 그녀의 신앙만큼이나 굳건하다. 2막 종반에 나오는 엘비라의 아리아 ‘고마움을 모르는 이 사람은 나를 속였지만’(Mi tradi quell’alma ingrata)은 신 앞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마음을 들려준다. 오페라 전체에서 가장 숭고한 아리아다.

모든 피해자들은 돈 조반니를 추적하여 ‘인간의 법정’에 세우고자 하지만 계속 실패한다. 돈나 엘비라가 이 노래를 부를 때, 청중들은 돈 조반니가 고결한 그녀를 또 한 번 모욕할 경우 ‘신의 법정’에서 천벌을 면할 수 없을 거라고 예감한다. 오페라의 결말에서 돈 조반니는 결국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심판받고 지옥의 불구덩이로 떨어진다.

 

언론3단체(언론광장,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새언론포럼)가 주관하는 인문학포럼, 다음 시간은 천문학자 이명현 박사가 함께 합니다. 7월 7일 저녁 6시반, 새로 단장한 언론노조 강의실(프레스센터 19층)입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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