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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산다더니 순식간에 사망

-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211)] 이승호 동화작가

기사승인 2018.02.09  12: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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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개월인디두 참 날씬혀?” “호호, 우리 애는 날씬하게 백살까지 살아야쥬!” (그림은 본문과 상관없음)

 

애가 태어난다. 6일 후 밤. 미래의 신, 운명의 신이 방문한다. 신은 아기의 이마에 뭔가를 쓴다. 아기의 미래를 적는 것이다. 미래의 삶을, 앞날의 운명을 기록하는 것이다. 대개는 “살다보면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리라”는 내용일 것이다. 대개의 인생이 그런 거니까. 아주 간혹 기쁨과 행복, 슬픔과 절망만 기록되는 아기도 있을 것이다. 아참, 신은 아기의 이마에 죽을 날짜도 기록한다. 아마도 신은 평균수명을 참고해 사망일을 결정할 것이다.

미래를 점쳐주는 것이 신의 영역이긴 하지만 고약한 경우가 있다. 아이의 이마에 절망만 기록하는 경우일까. 슬픔만 기록하는 경우일까. 아니다. 아주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신의 기록에 따라 태어난지 며칠만에 죽는 아기도 있는 것이다. 슬프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업(業)이라는데, 업보(業報)라는데.


(2)

며칠전 “백년 이상 살겠다”며 미래당이 태어났다. 태어난 날 포함, 6일 후 미래의 신, 운명의 신이 붓을 들고 방문했다. 신은 미래당의 마빡에 뭔가를 썼다. 읽어보니 “합리적 인생, 개혁적 인생을 표방하는 중도인생”이라는 문장이었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신은 잠시후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그걸 지웠다. 지운 자리에 이렇게 다시 썼다. “6일후 사망!” 흐음, 업보여.

 

“저는 천년만년 살겠습니다!”


(3)

미래당은 신의 사망선고를 거부했다. 바른미래당으로 이름을 바꿔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그 말장난에 신이 노하여 이렇게 일갈했다. “이 친구들아, 살아 남으려면 미래타령 하기 전에 과거타령 현재타령을 해야 하는 것이여. 하는짓이 과거당인디 미래는 무슨 얼어죽을 개뿔!” 신은 다시 붓을 꺼내 안유(安劉)의 마빡에 뭔가를 적었다. “안유.... 암만봐도 니들은 아뉴.”


(부록)

백년 꿈이 야무져
국민의당+바른당=미래당… "백년정당 되겠다" 호언.... 통합추진위원회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통합개혁신당 당명을 미래당으로 결정했다"며 "표결없이 만장일치"라고 밝혔다. 통추위는 "100년 이상 가는 굳건한 정당이 되겠다"는 다짐도 했다. 바른정당 유의동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취지"라고 의미부여하며 "앞으로 국민들께서 미래당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하략, 뉴데일리, 2018.02.03.)

비드하타 푸루슈
Bidhata Purush. 막 태어난 아기의 미래를 알려주는 힌두의 신. 운명의 신이기도함. 요즘은 모르겠는데, 예전에는 신이 찾아오는 날 부모는 신이 잡술 음식도 준비. 이 분, 구굴의 전당에 초상화 없음.

푸루샤
Purusha. 최초의 인간. 거인. 산스크리트어로 자기자신, 인간, 남성이라는 뜻. 위에 소개드린 분과 헷갈리는 경우 종종 있다고 해서 별첨해드림.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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