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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역사 100년을 청산하자

- [자유언론실천선언 45주년] 친일독재 거짓과 배신의 100년 동아ㆍ조선 청산 기자회견문

기사승인 2019.10.25  12: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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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 사회는 진정한 민주사회로 한 단계 도약하느냐, 아니면 폭력적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느냐를 결정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우리는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며 역사의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반민족적, 반민중적 세력이 광분하고 있음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민족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그 악의 세력 맨 앞줄에 언론이 자리하고 있고, 또한 그 한복판에 이른바 ‘민족지’를 자처하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버티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격렬한 민족적 저항의 위세에 놀란 일제는 종래의 폭압적 무단통치를 기만적 문화통치로 전환하면서 1920년 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포함한 3개 민간지의 발행을 허가했다. 내년 이면 이들 두 신문이 창간 100주년을 맞게 된다.

영욕이 교차하는 조선 동아의 100년사를 한 줄로 정리하면 영예로운 날들은 짧았고 거짓과 배신으로 점철된 치욕의 세월은 길었다.

친일단체를 배경으로 설립된 조선일보는 말할 것도 없고 ‘조선 민중의 표현기관임을 자임한다’면서 ‘민족지’임을 내세운 동아일보의 경우도 처음부터 일제의 식민지정책에 부응하거나 그들의 조종에 놀아나는 기회주의적 본색을 드러냈다.

조선 동아는 여러 차례의 무기정간을 내세워 일제에 맞서 싸운 민족지라고 우기지만 그들의 구린 친일행각은 이루 헤아릴 수 없어서 아무리 은폐하려 해도 은폐할 수가 없다.

조선 동아는 친일의 DNA를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나 때로는 일제에 저항하는 척하면서 또 때로는 민족의 자강자립을 독려하는 척하면서 일제가 끝날 때까지 일제의 이른바 ‘문화통치’에 맞장구치며 민족과 민중을 배신했다.

특히 이들 두 신문은 일제의 대륙 침략이 본격화하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그들의 친일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들은 ‘보도보국’과 ‘내선일체’를 주장하면서 우리의 젊은이들을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로 내몰고 굶주린 근로대중을 강제노역에 동원하기 위해 온갖 거짓 선전을 자행했다. 온몸을 던져 일제에 항거한 독립투사들을 일제에 불충한 역도, 비적들로 매도하고 2차대전에 참전한 연합국들을 ‘귀축(鬼畜)의 무리’로 저주하는 한편, 일제의 침략전쟁에 대해서는 온갖 미사여구로 찬양했다.

또한 광산 개발로 거부가 되어 조선일보를 인수한 방응모와 호남의 대지주로 동아일보를 설립한 김성수는 노골적인 친일경쟁에 나서 일제의 침략행위를 미화하고 선전하는 데 앞장섰다.

 

이들 두 신문은 해방이 되자 지난날의 흉측했던 몰골들을 가리고 분칠한 채 미군정에 찰싹 달라붙어 반공과 반통일, 반민중의 기수로 오뚝이처럼 되살아났다. 그들은 지난날 민족에 대한 배신을 사죄하기는커녕 이른바 ‘민족지’라는 간판 뒤에 숨어서 민족분열을 획책하는 데에 혈안이 되었다.

동아일보는 해방공간에서 국민의 반외세 감정을 재빨리 포착, 1945년 12월 모스크바 삼상회의에 대한 자극적인 왜곡기사를 게재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반탁투쟁의 격랑에 휩싸이게 하고, 민족분열을 조장하는 데 앞장섰다. 미국과 소련이 신탁통지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즉시 독립을, 소련은 신탁통치를 주장했다는 왜곡날조 보도를 일삼으며 좌우 대립을 조장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동아일보는 어느새 친일의 죄과를 세탁하고,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일제와 싸워 온 민족지로 둔갑했다.
 

조선과 동아, 그들이 우리 현대사의 굽이마다 간교한 곡필과 거짓으로 민족과 민중을 속이고 배신해 왔음은 그들의 지면이 웅변하고 있다.

박정희가 ‘10월유신’을 선포할 때도, 그가 꼭두각시 ‘통일주체 국민회의’에서 종신 대통령으로 선출될 때도, 긴급조치가 선포될 때도 그들은 독재정권을 미화하기에 바빴다.

10월 유신이 선포되자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비상한 경우에는 비상한 조치를 필요로 한다”면서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알맞은 조치로서 이를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극구 찬양했고, 동아일보 역시 특별선언이 ‘평화 지향적’이며 ‘자유민주주의적’인 것이라는 한심한 곡필을 서슴지 않았다.

또 박정희가 유신헌법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되자 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유신 출범이 ‘구국의 활로’라고 표현하면서 “그의 영도에 일체감을 갖고 참여와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고 역설했고 조선일보는 “이제 우리는 창조적 새 역사의 문을 열고 유신행진의 힘찬 거보를 내디뎠다”면서 “우리는 전체 국민과 모든 공직자들의 유신적 자각과 분발을 고무하면서 그 선두에 선 박 대통령에게 뜨거운 격려와 성원을 보낸다”고 낯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유신독재가 무너진 뒤 등장한 전두환 일당의 이른바 신군부에 대해서도 그들은 노골적인 추파를 던졌다. 1980년 5월 신군부가 국가보위입법회의를 설치하자, 조선일보 사주 방우영은 언론사 사주 중 유일하게 국보위원으로 직접 참여했다. 조선일보는 전두환이 전군 지휘관회의에서 대통령으로 추대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모든 국민이 크게 안도하고 고무되었을 것”이라고 낯간지러운 교언영색으로 전두환을 찬양했다.

독재 권력에 대한 노골적인 찬가를 불러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들은 민주회복운동이나 노동자들의 권익투쟁에 대해서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거나 억지 논리를 동원해 비난했다. 그들은 사실 보도를 묵살하고 그저 침묵만 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면서 권력의 비위를 맞추는 일에 일말의 가책도 없었다. 그런 사례들은 너무도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이처럼 권력 앞에 납작 엎드려 어처구니없는 찬가를 불러대는 회사 측의 한심한 작태를 보고 일선 언론인들은 부끄러움과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었다. 참다못해 그들은 분연히 일어섰다.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이 그것이다.

1974년 10월 24일 오전 동아일보사 편집국에서 자유언론실천선언이 발표되자, 이 소식은 바로 각 언론사에 전달되었고 그날 오후엔 한국일보와 조선일보를 비롯한 각 신문사의 일선 언론인들이 자유언론실천운동의 대열에 합류했다.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마친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의 기자‧프로듀서‧아나운서들은 권력의 강압에 짓눌려 무기력해진 제작 행태에서 벗어나 신문다운 신문, 방송다운 방송을 만들어 갈 것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알아서 기던 오랜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회사 측은 일선 언론인들의 간절한 요구를 외면한 채 종래의 제작 태도를 견지했다. 이에 일선 언론인들은 심한 경우 제작거부까지 감내하면서 자유언론실천을 위한 투쟁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동아일보의 지면은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갔다. 그러자 이에 당황한 박정희 독재정권은 세계 언론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광고탄압이라는 무기를 들고 나왔다.

동아일보 광고란은 하루아침에 백지상태가 되었다. 그러자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격려광고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민주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였다. 동아일보 지면은 아연 활기를 되찾았고, 광고란은 민주회복을 염원하는 민주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기자들의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이 있은 지 채 반년도 못 되어 동아의 족벌 사주는 유신독재 정권과 야합, 자유언론실천을 강력히 요구하는 113명의 기자‧ 프로듀서‧ 아나운서들을 이른 봄 차가운 새벽 거리로 내쫓았다. 이 폭거는 언론자유와 민주회복을 열망하는 국민, 특히 어려운 경제난 속에 백지광고 면을 격려광고로 채워준 민주시민들에 대한 노골적 배신행위였다.

그 무렵 조선일보 역시 자유언론운동에 앞장선 32명의 기자들을 거리로 축출했다. 언론자유를 외치며 독재 권력에 저항하는 기자들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임으로써 조선일보의 사주는 독재정권을 안심시키고 국민을 배신했다.

그렇게 동아와 조선은 언론자유와 민주회복을 염원하는 국민을 배신하고 독재자의 품에 안겨 구명도생하면서 유신독재의 나팔수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길고 고난에 찬 민주회복 투쟁의 결과, 새 세기로 접어들면서 이 땅의 언론들은 우리 역사상 한 번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던 표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정치 권력이라는 외부의 압제가 사라진 그 자리에서, 언론사를 경영하는 자본 권력들은 한 줌도 안 되는 상위 기득권 계층의 두터운 보호막이 되어 민중을 배신하고,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책동하는 일에 혈안이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있었다.

조선과 동아, 이제 그들은 선출되지 않은 막강한 권력이 되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반민중, 반통일, 반평화의 나팔을 불어대면서 씻을 수 없는 악업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날 독재정권의 나팔수가 되기를 서슴지 않았던 그들이, 언제부턴가 민주주의 수호자의 탈을 쓰고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터무니없는 교설로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

이제 그들의 파렴치한 악행을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그들의 오만무도한 분열책동을 그대로 두는 한, 우리 사회는 참다운 민주사회를 향한 전진과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미래도 한낱 꿈으로 그칠지 모른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대표하고 있는 지금의 극우 보수언론이야말로 우리나라와 사회의 전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이며, 그러기에 이 장애물을 무너뜨리지 않고는 우리가 소망하는 미래를 열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제 거짓과 배신의 역사 100년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8천만 민족 앞에서 마땅히 그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국민들에게 호소한다. 이 거짓되고 사악한 언론을 거부하고 바로잡아야 할 권리와 의무가 국민들에게 있다고, 그리고 그 힘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자유언론실천선언 45주년을 맞아 2019년 10월 24일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
자유언론실천재단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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