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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모욕하는 프레스센터 오세훈 선거펼침막을 철거하라!

- [5.20 제17회 기자의 날 축사]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기사승인 2022.05.20  16: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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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20일 오전 11시에 있을 기자의 날 행사 축사를 준비하는데 막 전해진 1980년 5.18 민주항쟁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계엄군의 동영상을 들여다봤다.

시위하는 청년들, 길가는 행인을 가리지 않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특전사 군인들, 잡힌 시민들을 눕혀놓고 철사줄로 두 손을 등 뒤로 돌려 묶는다 

이어서 줄지어 늘어선 관 속에는 시신들이 누워있고 어머니들이 통곡한다. 
학살 주역들은 사면되었다. 

새 정권은 5.18 민주항쟁이 자유민주주의의 실천이었고 그것이 대한민국 헌정에 반영되었다고 했다. 

새 정권은 5.18 민주항쟁이 북한의 사주와 북한군 개입으로 일어난 반란이라고 주장하는 인사를 도지사 후보로 공천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자유’를 모든 분야에 접두사처럼 애용한다.앞뒤가 안 맞고 쉽게 변하는 새 정권의 언술을 어찌 봐야할까.

프레스센터 건물을 들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펼침막이 건물벽을 덮은 광경을 목격했다. 프레스센터 11층까지 호반건설에 팔린 서울신문의 소유이기 때문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게 임대했고 11층 아래쪽에만 선거 펼침막을 내걸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이 프레스센터는 본래 신문회관 자리에 국민의 세금으로 올린 한국언론의 메카다. 기자협회, 언론노조, 언론진흥재단 등 많은 한국 언론단체들과 외신기자클럽도 자리잡고 있다. 한국언론의 얼굴 같은 존재다.

이 건물에다 오세훈 후보의 선거 선전물을 붙여놓은 것은 한국언론의 얼굴에 먹칠하는 짓이다. 그냥 개인 빌딩에 선거 사무실을 임대해도 좋을텐데 왜 굳이 프세스센터를 욕보이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언론인들에게 모욕감을 느끼게 해서 자신에게 무슨 이익이 되겠는가. 우리는 그의 당락, 유불리에 관심이 없다. 유력 정치인, 선거에 나선 후보로서 언론을 존중하는 양식을 가져 달라는 것 뿐이다.

새 정권 인사들이 말하는 ‘자유’가 자신이 좋을 대로 하는 자유, 자의적인 자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프레스센터에 함께 들어있는 언론인 단체들이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어떻게 반응할까 한 번 물어볼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제 얼굴에 먹물을 끼얹는 모욕감을 느꼈다. 한국언론이 오세훈 시장에게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정말 기레기로 취급하는걸까. 오늘은 기자의 날이다. 언론단체들은 함께 오세훈 시장후보에게 선거펼침막을 떼고 사무실을 옮기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기자의 날의 뜻을 살리는게 어떨까.

자유민주주의의 ‘자유’가 권력있는 자, 돈있는 자의 자유만 뜻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의 자유라는 걸, 우선 기자들부터 실천적으로 요구해 보는 게 어떨까. 앞으로 5년 동안 언론이 권력으로부터 어떤 처우를 받을지 생각해 보자.

 

2022년  5월  20일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이  부  영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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