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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주장 대만 집권당 지방 선거 참패, 향후 북미관계는?

- [기고]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대표ㆍ언론사회학 박사

기사승인 2022.12.05  1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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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7일 한겨레 보도

 

대만의 독립 분리 노선이 미중 대립의 빌미가 되어 지난 여름 전면 전쟁의 위기감이 높았는데 최근 대만 집권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대만 유권자들이 양안(중국과 대만)간 전쟁위험과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고려한 선택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로 인한 미국의 대중, 대북 정책의 변화 가능성 여부가 주목된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친미반중' 선거 사상 최악 대패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불사하며 강력한 당정 장악력을 보여온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집권 민진당이 지난 26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21개 시장 및 현(縣)장 가운데, 5석만을 확보, 당의 역대 지방선거 사상 최악의 대패를 기록했다.

지방선거는 의회 선거나 총통 선거와 같은 국정 선거가 아니나 차이 총통은 선거 과정에서 중국발 안보 위협과 자유 민주주의 수호 등을 강조하며 이번 선거를 자신의 ‘친미반중’ 행보와 직결시켰다.

차이 총통은 선거전 막판 타오위안에서 행한 유세에서 “전 세계가 중국의 군사훈련과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에 진행되는 이번 대만 선거를 보고 있다”며 “투표를 통해 대만인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수호 결심을 보여주자”고 말하기도 했다.(연합뉴스 2022. 11. 27)

그러나 유권자들의 선택은 달랐다. 대중국 관계에서 민진당에 비해 유화적이었던 국민당이 21석의 시장·현장 가운데 13석을 차지했다.

차이 총통이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나면서 2024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당내 영향력은 약화되거나 대중 정책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차이 총통은 연임규정에 걸려 차기 총통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

선거 결과에 대한 분석은 대만 정부의 코로나19 적절 대응 실패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국민당이 양안 정책에서 민진당 정권과 차별화를 모색하게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두 당은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내세우면서도 친 중국은 아니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당은 그 동안 차이 총통이 중국과의 대치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번 선거는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격렬한 반대 속에 대만 방문을 전격 강행한 뒤 3개 월 여 만에, 시진핑 주석이 3기 연임 체제를 갖춘 지 한 달 뒤에 열렸다는 점에서 양안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보기 힘들다.

펠로시 의장 일행을 태운 C-40C 수송기가 대만을 방문할 때 중국을 의식해 항로를 우회했고 미 해군은 필리핀해에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전개할 정도로 긴장감이 높았다.

미국은,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무력으로 대만의 민주주의를 바꾸려는 그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하며 대만의 방어를 돕기 위한 무기를 판매하는 상황이었다.

반면 중국 정부는 대만을 자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려고 시도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끊임없이 왜곡하며 대만과의 공식 왕래를 강화해 대만 독립·분열 활동을 뒷받침했다”며 “이것은 매우 위험한 불장난으로, 불장난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타 죽는다”고 맹비난했다.(연합뉴스 2022. 8. 3)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타이완을 겨냥한 고강도 군사훈련에 돌입했고 대만도 맞대응 훈련을 벌였다. 중국의 군사행동은 상당기간 축소된 형태로 진행되는 등 대만 주변의 긴장이 고조됐다.

대만 지방선거 이후 중국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번 선거 결과는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고 잘 살아야 한다는 대만 내 주류 민의가 반영됐다. 우리는 계속해서 대만 동포들을 단결시켜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과 융합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양안 동포들의 복지를 증진할 것이다. 대만 독립 분열과 외부세력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밝은 미래를 함께 창조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2022. 11. 27)


양안 간 전쟁위기와 경제 관계가 대만 유권자 표심 자극?

이번 선거 결과를 계기로 차이 총통의 대미, 대중 기조가 조정될지 여부와 2024년 1월 치러질 차기 대만 총통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이 총통은 지난 2016년 총통에 당선된 뒤 대만 독립 노선을 앞세워 양안간 긴장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22개 시장·현장 중 민진당이 6석을 얻는 데 그치는 참패를 한 데 책임을 지고 당 주석에서 물러났다. 그 후 2020년 총통 재선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당 주석직에 복귀했었지만 2024년에도 이런 정치현상이 재연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선 중국이 대만의 독립 분리 움직임에 대해 무력 불사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후 대만을 해상 포위하고 대만 상공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분단이후 최대의 무력시위를 한 바 있다. 대만인들이 전쟁 위험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집단 학습을 한 것이다.

다음으로 양안의 경제 관계다. 중국과 홍콩은 2021년 대만 수출의 42%를 점한 반면 미국에 대한 대만 수출은 15% 수준에 그쳤다. 대만 수입의 22%는 중국과 홍콩이 차지하고 미국은 10% 선이다. 많은 대만 기업들이 중국 본토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그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https://www.cnbc.com/2022/08/05/taiwans-trade-with-china-is-far-bigger-than-its-trade-with-the-us.html)

중국은 대만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고 대만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몇 개 국가 중 하나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양안관계가 전쟁 수준으로 악화될 경우 대만 유권자들의 정부 선택이 어떤 것일지는 자명해진다.

미국이 대만 문제를 고리로 중국과의 군사적 갈등을 고조시키면서 동북아의 신냉전 수위를 높이는 전략을 펴 왔는데 대만 유권자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미국의 향후 대만 정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북중관계가 밀착하면 북핵 등 한반도 문제도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다.


미국, 북한 ICBM 대응할 ‘우주군 구성군사령부’ 한국에 설치

미국은 최근 발표한 세계군사전략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최우선적 적대세력으로 규정하고 북한은 그 하위에 두고 관리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최근 발사한 것에 대해서도 기존의 중국, 러시아를 겨냥한 세계군사전략의 틀 속에서 대처한다는 방침을 확인하면서 주한미군에 우주군 부대 창설 방침을 밝혔다. 한국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미국 전술핵의 남한 배치에 선을 긋고 북한 핵을 미국의 기존 세계전략체제 속에서 대처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주한미군이 외기권으로 날아가는 비행체를 탐지 감시할 수 있도록 우주군 구성군사령부를 연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미국 국방부는 “미국이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로 우주군 구성군사령부를 창설한 것처럼 주한미군에도 우주군 구성군사령부가 들어서게 된다. 주한 미해군, 주한 미공군이 있듯이 주한미우주군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뉴스 2022. 11. 26)

주한미우주군은 이달 창설된 인태우주군구성군사령부의 인원이 20여 명인 것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그 이하가 될 전망이다. 주한미우주군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미국과 일본이 추진하는 미사일방어(MD)체계와는 무관하다고 하나 주한미군 우주군 조직이 앞으로 점점 커지고 외기권의 물체를 타격할 수 있는 레이저요격체계 등을 갖추게 되면 자연스럽게 MD체계와 연동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주한미우주군은 주한미군에만 소속되는 구조로 출범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의해 미국이 원하는 무기를 한국에 반입할 권리(right)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4조에 의해 미국은 한국에서 실질적인 군사 주권을 행사하면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전략 등을 추진할 발판으로 삼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 보유와 사용 원칙을 법제화하고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핵군축 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ICBM 개발을 계속 시도하고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미국 유권자를 의식해 협상장에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전략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이 올 들어 한미에 대한 군사 전략을 크게 변경한 것에서 뒷받침 된다.

북한은 한미군사훈련 등에 대응조치로 미사일을 수십 발 발사하고 남한 정부에 대해서도 각을 세우는 메시지를 계속 내놓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중국, 러시아 다음의 대상으로 삼는 식의 ‘전략적 인내’를 계속할 경우 점차 강도를 높이는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 함께 대북 강경책을 고수할 경우 한반도 군사적 위기 지수는 계속 높아질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대만이 차이 총통의 독립, 분리 정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대북 정책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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