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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노동자 유서 받은 YTN 기자 “모든 언론에 대한 호소라고 생각”

- 분신 노동자가 YTN 기자에게 남긴 유언 “저 하나의 목숨으로…”
“노동자 죽이는 노조 탄압 중단하라고 전해 주세요”

기사승인 2023.05.25  23: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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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은 분신 직전 언론에도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제는 죽지 않고 일하고, 힘든 일 하며 천대받지 않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양 지대장은 분신 당일이던 지난 1일, 사전에 밀봉해 남긴 세 통의 유서 외에 또다른 유언을 작성했다. 이 중 한 장은 양 지대장이 분신 현장으로 와달라고 한 YTN 기자에게 남긴 글이었다. 경찰은 분신 직후 이를 양 지대장의 차량에서 다른 유품과 함께 발견했다가 2일 양 지대장이 숨진 뒤 양 지대장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고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 분신 현장으로 와 달라고 요청한 기자 앞으로 남긴 유서. 건설노조 제공

 

양 지대장은 유서에서 기자에게 “시간이 없어 주소(두서)없이 마구 쓰니 이해해주세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탄압에 저 하나의 목숨으로 그만 중단하였으면 합니다”라며 “윤석열의 건설노조 및 화물노조, 금속노조까지 노동자 죽이는 노조 탄압 중단하라고 전해 주세요”라고 했다.

양 지대장은 “저도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것뿐인데 구속영장 청구까지 하고 더는 탄압을 견딜 수 없다”고 했다. “많은 노조 간부가 구속되고 또 경찰조사까지 사무실 압수수색”하는 상황이라며 “법을 진행하는 사람도 이건 아니다라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양 지대장은 “어떡해(어떻게) 노동자가 천대받는 세상을 만들련지 지켜보기 힘들다”며 “우리 건설노동자는 80년대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썼다. “이제는 죽지 않고 일하고, 힘든 일 하면서 천대받지 않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양 지대장은 “제발 노조 탄압 중단시켜 주세요. 그리고 죄없이 구속된 동지들 풀어주세요”라는 말로 유언을 끝맺었다.

해당 YTN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보도를 통해 유서를 접했다”며 “고 양회동 지대장은 제 앞으로 유서를 남기셨지만, 제게만 말씀하신 것이라기보다 모든 언론사에 호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건설현장 불법행위의 배후로 노조를 지목하면서 수사기관은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겨냥한 기획수사를 벌여왔다. 양 지대장은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과 노조 전임비 지급을 강요했다는 혐의(공동공갈)로 수사를 받아왔다. 경찰은 그가 일한 강원건설지부를 압수수색했고 그를 포함한 노조 간부들을 수 차례 소환조사했다. 양 지대장은 지난 1일 법원 앞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했다.

경찰은 양 지대장 분신 뒤에도 건설노조 표적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틀 뒤인 3일 민주노총 건설 경기도건설지부 용인지대를 압수수색했고 12일 대전·충청·세종 전기지부를 압수수색했다. 현재까지 구속된 인원은 15명이며, 25일 현재 6명의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이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다.

다수 언론은 이 과정에서 건설노조의 활동을 범죄로 낙인찍는 보도를 쏟아냈다는 평가다. 정부과 수사기관의 일방 입장을 받아쓰고, 채용 요구나 노조 전임비 요구 등 노사 단협에 따른 노조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건설노조와 무관한 사건을 ‘조폭’과 연관 짓기도 했다.


* 이글은 2023년 05월 25일(목)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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